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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를 지나 당진IC를 빠져나가 서해바다를 향해 달리는데 '안섬풍어당굿'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네 조상들은 만선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어떤 풍어제를 지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안섬을 찾아 들어갔다.
안섬포구에 도착해보니 작고 아담한 포구가 마을을 감싸고 있다. 풍어당굿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칼을 든 장승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풍어제는 언제 하는 것인지 궁금하여 마을 횟집에 들려 "풍어제는 언제 올리나요?"라고 묻자 새해 첫 진사일 날 제를 지낸단다.
덧붙이는 말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으면 마을 초입에 있는 안섬풍어제 전수관에 가면 안섬당굿보존회 대표 지운기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줄 거란다. 그래서 나는 전수관을 찾아 보존회 대표를 만났다.
올해로 72세가 되신 지운기님의 말에 의하면 이 행사가 시작된 지는 450여 년이 되었으며 새해가 되면 한 해의 풍어와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마을 주민들이 제를 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는 마을의 큰 행사로 70여 호의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낮에는 제를 지낼 모든 것을 준비하고, 밤 9시가 되면 본격적인 제를 지내기 시작하여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이튿날 제를 내리고, 뱃고사와 오방굿, 거리굿, 용왕제, 지신밟기를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 안섬풍어제는 언제 하나요?
"새해가 되면 첫 진사일(용과 뱀날)을 택해 풍어와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답니다. 올해에는 2월 10일에 제를 지낼 예정입니다. 안섬풍어제는 대제와 소제가 있는데 대제는 예산 부족으로 2005년도에 마지막 제를 지냈고, 그 이후로는 소제로 한 해를 시작한답니다."
- 제를 지내는 당굿 입구에 도착하자 칼을 들고 있는 무서운 장승이 입구를 지키고 있던데 보기 드문 장승을 세우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칼을 잡은 장승을 세우게 된 것은 마을을 지키는 장승이기도 하지만 이곳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이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했고 고기 잡는 일이 주업이었기 때문에 어부들이 배를 타고 나가면 풍랑으로 사고를 당해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간혹 있었지요. 그래서 좀 더 강한 인상을 전달하여 잡귀를 몰아내고 재앙을 물리치고 싶은 생각에 칼을 든 장승을 세우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