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좀 더 깊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닦아야겠다

흥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돼

등록 2008.01.24 19:54수정 2008.01.2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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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영롱하다.”

맺힌 눈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이파리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방울방울 맺혀 있어 더욱 우뚝하다. 어찌나 영롱한지 마음 깊은 곳까지 그 기운이 전해진다. 겨울에 보라색으로 생동감이 넘치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파리의 색깔과 맺힌 보석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물방울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깊이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헤아리기 어려운 것들은 많다. 그중에서 가장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는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안다는 것은 근원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의 깊이를 알 수 있다면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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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영롱한 ⓒ 정기상

▲ 보석 영롱한 ⓒ 정기상

우물이 깊으면 흔들림이 없다고 하였던가? 우물의 깊이는 얼마든지 알아낼 수가 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측정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기 위한 도구를 찾기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깊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는 바로 말이다.

 

말을 던져보면 짐작할 수 있다.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대강은 헤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말을 하여 울림이 있으면 우선 마음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의 향기가 여운으로 오랫동안 머무르게 되면 깊은 것이다. 그러나 말을 던졌을 때 쉽게 흥분하게 되면 마음의 깊이는 일천한 것이다. 무슨 말을 하여도 흥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아야 마음이 깊은 것이다.

 

말을 던졌을 때 흥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마음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깊이 짧아서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 되면 쉽게 흥분하고 방방 뜨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경박스러워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마음이 깊지 않음으로 인해 경솔하게 행동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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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깊이 ⓒ 정기상

▲ 마음의 깊이 ⓒ 정기상

마음이 깊지 않으면 빛날 수 없다. 냄비처럼 쉽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리니, 기대할 것이 없는 것이다. 이파리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처럼 바라보는 이에게 여운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마음이 깊지 않으면 사려가 깊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이 깊으면 빛난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온 몸에서 저절로 기운이 배어나는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다가올 수 있게 되고 존경과 권위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이 얕으면 쉽게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을 하여도 금방 그 끝이 보이게 되니, 더 바랄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영롱하게 빛나는 이파리를 바라보면서 마음의 깊이를 반추해본다. 나 자신의 마음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 부끄러울 뿐이다. 금방 화를 냈다가 다시 우울해 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마음의 깊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라는 사실에 얼굴이 붉어진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고통과 아픔을 마음에 담고 사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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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깊은 호수 ⓒ 정기상

▲ 흔들리지 않고 깊은 호수 ⓒ 정기상

마음을 좀 더 깊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닦아야겠다. 상대방의 말을 반추함으로써 얕은 마음을 좀 더 깊어지도록 하여야겠다. 듣고 또 듣게 되면 마음은 점점 더 파지겠지. 그렇게 마음을 파고 또 파게 되면 언제인가는 물이 고일 수 있게 되겠다. 물이 깊어지면 무슨 말을 던져도 쉽게 흥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되겠지.

 

이파리 가장 자리에 자리하고서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을 바라보면서 내 마음에도 저렇게 빛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비록 금방 마음을 깊게 할 수는 없을지라도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마음이 깊어진다면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다짐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전주시에서

2008.01.24 19:5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전주시에서
#마음 #깊이 #말 #울림 #영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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