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눈이불 덮은 산, 나무들 모두 함성 지르네

[슬라이드] 대둔산의 아름다운 설경

등록 2008.01.25 09:38수정 2008.01.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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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만

 

문을 열고 마당에 나가 하늘을 보았다. 눈에 들어온 하늘빛이 눈부시게 푸르고 아름답다. 어찌나 푸른지 그 하늘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흰 구름 한 점 없는 정말 깨끗한 하늘이다. 오늘(24일) 기온은 뚝 떨어져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시리도록 차갑다.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전 부근의 안영IC로 빠져나왔다. 대둔산 이정표가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 그 이정표를 따라 30분쯤 달려가자 푸른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대둔산이 반긴다. 

 
a 대둔산 정상 대둔산 정상

대둔산 정상 대둔산 정상 ⓒ 임재만

▲ 대둔산 정상 대둔산 정상 ⓒ 임재만


대둔산은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논산시 벌곡면과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878m이다. 부근의 오대산·월성봉·천등산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을 형성하며, 수십 개의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흐르는 유등천, 서쪽으로 흐르는 장선천, 남쪽으로 흐르는 벌곡천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하여 화강암반이 동·남·북의 3면에서 오랜 두부침식을 받아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대둔산의 이름은 원래 '한듬산'이었다고 한다. '듬'은 두메·더미·덩이·뜸(구역)의 뜻으로 한듬산은 '큰 두메의 산', '큰 바위덩이의 산'을 말한다. 그런데 이 이름을 한자화하면서 '한'은 '대(大)'로 고쳤으나 '듬'은 그 뜻에 알맞은 한자가 없어 소리에 가장 비슷한 '둔' 자로 한자를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 아래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 하얗게 분장을 하고 당당하게 솟아 있다. 그 기암괴석 위에는 소나무들이 흰 눈을 뒤집어 쓴 채 신비롭게 서 있다.

 

이 멋진 산 풍경에 취해 주차장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다. 주변의 산들은 하얗게 쌓여 있는 눈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둔산 남쪽의 산들은 온통 하얀 눈 이불을 덮고 있었고, 산중의 모든 나무들은 신이 난 듯 눈이불을 밟고 일어서서 푸른 하늘을 향해 함성을 지르는 듯하다.

 

산중의 날씨는 매정하여 추위가 옷 속을 사정없이 파고든다. 털장갑과 벙거지를 꾹 눌러쓰고 걷는데도 어금니가 다닥다닥 부딪히며 떨려온다. 추위에 지지 않으려고 가슴을 쭉 펴고 전보다 더 씩씩하게  걸어올라 갔다.

 
a 대둔산 구름다리 대둔산 구름다리 풍경

대둔산 구름다리 대둔산 구름다리 풍경 ⓒ 임재만

▲ 대둔산 구름다리 대둔산 구름다리 풍경 ⓒ 임재만
a 대둔산 전망대 전망대가 보이는  대둔산 남쪽산하 풍경

대둔산 전망대 전망대가 보이는 대둔산 남쪽산하 풍경 ⓒ 임재만

▲ 대둔산 전망대 전망대가 보이는 대둔산 남쪽산하 풍경 ⓒ 임재만

 

잠시 후, 설레는 마음을 진정하며 대둔산의 명물 구름다리에 올랐다. 툭 터진 남쪽의 산하가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눈을 하얗게 뒤집어쓰고, 남쪽으로 끝없이 뻗어 있는 산맥은 이곳을 향해 마치 열병이라도 하고 있는 듯 서 있다.


산 정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곳 봉우리들은 온통 기암괴석으로 되어 있고, 깎아지를 듯한 절벽으로 위태롭게 서 있다. 이들은 엄동설한에도 끓는 젊음의 피를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모두 웃통을 벗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젊은 병사들이 추위에 맞서 연병장에서 훈련으로 땀을 흘리며 젊음을 뽐내듯이 말이다. 그 모습이 너무도 당당하고 역동적이다.

기암괴석 위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여자 친구인 양 폼 나게 서 있는데, 마치 분재군락을 보는 듯 아름답다. 더욱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절벽 위에 서 있는 모습은 기품도 있어 보이고 먼 태고의 신비를 자아내게 한다.

 
a 대둔산 눈꽃 대둔산 봉우리에 있는 눈꽃나무

대둔산 눈꽃 대둔산 봉우리에 있는 눈꽃나무 ⓒ 임재만

▲ 대둔산 눈꽃 대둔산 봉우리에 있는 눈꽃나무 ⓒ 임재만

 

특히 산 정상의 능선을 따라 하얀 눈이 덮여 있는 눈꽃나무는 산중 풍경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짙푸른 하늘을 화폭삼아 맑은 빛에 아름답게 빛나는 겨울나무는 어떤 언어로도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실 난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대둔산을 많이 찾았다. 하지만 오늘처럼 눈이 하얗게 덮여있는 이 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곳은 사계절이 호남의 소금강이라 할 만큼 늘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오늘 같이 눈부시게 하늘이 푸르고  눈이 하얗게 내린 대둔산의 모습은 내가 본  이곳의 사계 풍경 중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곳은 케이블카가 있는 도립공원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계절에 관계 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눈이 내린 겨울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곳을 찾으면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2008.01.25 09:38 ⓒ 2008 OhmyNews
#대둔산 #겨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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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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