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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몸이 자꾸만 움츠러듭니다. 오늘은 그래도 햇볕이 따사로운 모습이네요, 아침을 먹고 잠간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점심시간입니다. 아침을 간소하게 먹어서 그런지 속이 출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왠지 출출한 느낌인데 뭐 맛있는 것 없을까?”
이런 날은 공연스레 아내에게 뭔가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그러자 아내가 잠시 생각을 합니다. 뭐가 맛있을까? 생각해보는 눈치입니다.
“출출하다고요? 그렇다면 칼칼한 김치국수 어때요?”
싫다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내는 내게 항상 최고의 요리사니까요, 그래서 갑자기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된 것입니다. 아내는 우선 큼지막한 냄비에 적당히 물을 붓고 멸치를 한 줌 집어넣은 다음 끓이기 시작합니다.
“멸치의 품질이 좋은 것이 국물 맛도 좋아요.”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전남 완도에 사는 친지가 보내준 멸치는 정말 맛좋은 최상의 품질이니까요. 멸치도 종류나 맛의 수준이 굉장히 다양한 것 아시죠?
멸치를 넣고 조금 끓이다가 김장김치를 한 종지 꺼냈습니다. 김장김치는 마침 적당히 잘 익어서 요즘 한창 맛이 좋습니다. 배추김치를 도마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 멸치국물에 넣고 다시 조금 더 끓였습니다. 멸치와 김치가 어우러져 익어가며 구수한 냄새를 솔솔 풍기기 시작합니다.
멸치와 김치가 잘 익은 것을 확인한 아내가 국수를 넣었습니다. 펄펄 끓는 멸치와 김치 국물에 국수를 넣고 잠깐 더 끓입니다. 이때쯤 숭숭 썰어놓은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약간 더 끓이자 멸치국물 김치국수가 완성되었습니다.
“어때요? 향기도 좋지?”
그릇에 담아 내놓은 국수향기가 정말 끝내줍니다. 젓가락으로 듬뿍 집어서 후후 불어 한입 후루룩! 맛이 기가 막힙니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고, 멸치국물의 시원함과 김치의 칼칼한 맛이 절묘한 맛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국수 한 그릇을 순식간에 먹어치웠습니다.
“이거 원가가 얼마나 들었을까?”
“글쎄요. 집에 있는 멸치와 김치에 양념 조금 넣고 국수는 그거 한 2~3백 원어치나 될까?”
맛있게 잘 먹고 원가는 왜 따져 보았을까요? 국수는 본래 서민들의 음식입니다. 원가가 아주 싸게 먹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꼭 그렇지만 않은 것은 면 종류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미거든요.
“음식점에서 사먹는 국수보다 이게 훨씬 더 맛있는 걸.”
“그럼 자주 만들어 먹어야 되겠네요.”
전문음식점 국수보다도 더 맛있다는 칭찬 한마디에 아내의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입니다.
모처럼 출출한 느낌에 아내와 단둘이 만들어 먹은 멸치국물 김치국수의 칼칼한 맛이 아직도 입안에 삼삼한 느낌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떠세요? 출출할 땐 칼칼한 멸치국물 김치국수. 정말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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