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풀별처럼 살아가고 싶다

꽃이 초라할 지라도 내 길을 걸어가고 싶어

등록 2008.01.31 18:02수정 2008.01.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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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별이다. 별. 아름다운 풀별.”

 

색깔은 화려하지 않았다. 원래의 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지만 탈색된 색깔에는 화려하였던 지난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마음의 눈을 동원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시각적으로도 되살려낼 수가 있다. 그만큼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단지 색깔만일 탈색되어 있을 뿐이다.

 

꽃이 별이 되어 있는 것이다. 우주를 환하게 비추던 화려하였던 꽃의 모습이 박제되어 살아 있는 것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본래의 진면목은 그대로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름 모를 풀꽃이지만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있기에 당당하게 살아온 모습이 장하기만 하다. 별이 된 풀꽃을 바라보면서 내비게이션을 생각하게 된다.

 

a 풀별 아름다운

풀별 아름다운 ⓒ 정기상

▲ 풀별 아름다운 ⓒ 정기상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치고는 내비게이션을 달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그 드문 사람 중에 나도 끼어 있다. 집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되느냐며, 구입하자고 한다. 그러나 나는 강력하게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요즘은 포인트만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내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기를 부린다거나 몽니를 내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분명한 의지가 있고 철학이 있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면 편리하다. 특히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에는 쉽게 찾아갈 수는 있다.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의 의지나 생각이 결여되었기에 기쁨이나 즐거움은 조금도 찾을 수 없다.

 

쉽게 얻은 것은 그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어렵고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그 것의 성취에 대한 보람이나 뿌듯함은 크다. 남의 힘에 의존하여 얻은 것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살아간다면 그 것이 어찌 복 받은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a 당당하게 걸어가는 나의 길

당당하게 걸어가는 나의 길 ⓒ 정기상

▲ 당당하게 걸어가는 나의 길 ⓒ 정기상

 

조금 힘이 들지만 내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냈을 때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한 삶이란 바로 힘들고 어려운 고개를 내 스스로 극복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을 말한다. 비록 피워낸 꽃이 작고 초라하다 할지라도 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남의 힘으로 화려하게 피어낸 꽃은 절대로 별이 될 수가 없다.

 

작은 풀꽃이 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당당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삭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스란히 화려하였던 지난여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길을 스스로의 의지로서 걸어왔기 때문이다. 가는 길이 아무리 험난하고 고난의 길일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걸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까닭인 것이다.

 

a 아름다운 나의 인생

아름다운 나의 인생 ⓒ 정기상

▲ 아름다운 나의 인생 ⓒ 정기상

 

풀별.

 

나도 풀별처럼 살아가고 싶다. 그 누가 뭐라고 하여도 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의지를 불태우고 싶다. 걸어가다가, 가다가 힘이 들어 피워낸 꽃이 초라할 지라도 상관없이 내 길을 걸어가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내 인생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니까.<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충남 예산에서

2008.01.31 18:02ⓒ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충남 예산에서
#풀별 #인생 #당당 #내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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