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가지고 놀고있어... 이방호와 일 못하겠다"

강재섭 대표 심야 기자회견... 한나라당 공천갈등 새 국면

등록 2008.02.01 02:20수정 2008.02.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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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패 전력자 공천신청 불허 당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홍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일 새벽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부패 전력자 공천신청 불허 당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홍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일 새벽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부패 전력자 공천신청 불허 당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홍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일 새벽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당 대표를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월31일 밤 12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심야회견을 통해 전격적으로 이방호 사무총장을 경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밤늦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 동안 신의를 쌓기 위해 노력했는데, 공천 건으로는 더 이상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기강을 잡기 위해, 사무총장과 일할 수 없으니 당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밤 12시에 긴급회견 "당대표를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있다" 

 

강 대표는 "자기 이익을 위해 너무 날뛰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자기 논에만 아전인수로 물대고, 남에게 가혹하고 자기에게 대단히 관대한 정치 행태가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탈피하자고 하는 여의도 정치"라며 "티끌만한 권력을 얻었다고 분별없이 설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당 대표와 논쟁할 게 있으면 떳떳이 이렇게저렇게 하자면 나도 융통성 있고 관용 있으니 할 수 있다"며 "내 앞에서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뒤에서 뒤통수 치는 것은 정말 이 당선인이 청소해야 할 여의도 정치"라며 이 총장을 비난했다.

 

강 대표는 "이 총장이 두 차례나 (자신의) 뒤통수를 쳤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김무성과 이방호 불렀을 때는 다소 논의가 있지 않았겠나? 당규 고치지 말고 융통성 있게 하자는 얘기도 하지 않았겠나? 우리(김무성, 강재섭, 이방호)끼리 모여서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공심위에 가서는 '공무 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을 창구에서 막아버리면 위헌 소지가 있으니 일단 접수라도 하게 해줘라'고 했다. 그런데 공심위에서는 가까운 사람들과 얘기해서 뒤엎어버리니까..."

 

강 대표는 "내가 정치하면서 이렇게 흥분하는 일이 없다"며 "당의 질서라든지 기강을 안 잡고 대표를 할 수 없다. 당이 '봉숭아 학당'도 아니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 대표는 "사무총장 임명권은 당 대표가 있으니 경질하려면 할 수 있지만 최고위원회의 결의를 해야 하니 당원의 뜻을 묻는 것"이라며 "자신과 이 총장 중 한 사람이 물러나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와 같은 강 대표의 언급은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범이명박계에게 자신이 당 내분을 수습할 수 있도록 전권을 실어달라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이방호 총장이 두번이나 뒤통수를 쳤다"

 

공심위에서 '부패전력자 공천배제' 원칙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 총장을 경질함으로써 이 당선인 측근들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계산으로, 이 총장의 거취 등을 놓고 적잖은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강 대표는 문제의 당규 3조2항의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내가 만든 당규지만, 조문을 만들 때부터 논쟁이 많아서 불만이 많았다. 고치기에 너무 복잡한 사정이 많았는데, 이걸 유권해석할 수 있는 기관은 상임전국위"라고 말했다.

 

그는 "상임전국위가 선거사범이든 부정비리사범이든 깨끗이 청소하자고 해석하면 나는 아무 이의가 없다"며 "그런데 이걸 잘못해서 서로 협상창구에 있는 사람을 치는 정치보복으로 비친다. (어떤 후보는) 부인이 그랬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나오면 한나라당이 공천심사를 공정하게 하는 것으로 누가 믿어주겠냐"고 반문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하여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휴대폰을 보여주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하여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휴대폰을 보여주고 있다. ⓒ 유성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하여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휴대폰을 보여주고 있다. ⓒ 유성호

 

강 대표의 심야 기자회견 및 일문일답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이명박 당선인도 여의도 정치를 탈피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여의도 정치가 뭐길래 탈피해야 한다고 하나? 서로 속이고 자기 이익을 위해 너무 날뛰고 논리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자기 논에만 아전인수로 물대고 남에게 가혹하고 자기에게 대단히 관대한 정치 행태다. 이런 것을 탈피하자는 것이 탈여의도 정치의 취지다.

 

그런데 내가 최근 여의도 정치의 결정판을 보고 있다. 이 틈에서 한나라당 대표를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있다는 것이지!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말하고 있으니까 내가 부패사범을 위해 내가 선언한 정신도 여기면서 부패사범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나를 매도하려고 한다.

 

나는 남에게 대단히 가혹하고 자기에게 관대한 표리부동한 정치인 되기 싫어서 하는 얘기다. 그리고 지금 당선인은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조금 도왔는지 많이 도왔는지는 모르지만 티끌만한 권력 얻었다고 분별없이 설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걸핏하면 당선자를 팔고 당선자의 뜻인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당선자의 맑은 영혼을 악용해서 자기 이익을 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런 걸 옛말로 기군망상(欺君罔上)이다. 쉬운 말로 하면 간신이다. 그런데 당의 질서라든지 기강을 안 잡고 대표를 할 수 없다. 대표와 논쟁할 게 있으면 떳떳이 이렇게 저렇게 하자면 나도 융통성 있고 관용 있으니 할 수 있다. 내 앞에서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뒤에서 뒤통수치는 것은 정말 당선인이 청소해야 할 여의도 정치다.

 

나는 박근혜 편도 아니고 당선인 측근도 아니다. 나는 이번에 공천을 개혁적으로 깨끗이 해서, 필요하다면 물갈이라도 해서 새 출발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나에게 무슨 계보가 있나? 나는 외로운 사람이다. 날 지지해주는 국회의원 한 명도 없이 외롭게 해서라도 당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사람이다.  내가 똑바로 안 가면 당의 질서를 바로잡을 수 없다. 우리가 떳떳이 토론하고 싸우는 것과 예예하고 뒤통수치는 건 다르다.

 

첫째, 최근에 내가 두 번 뒤통수 맞았다. 이런 애매한 행태는 내가 용납할 수 없다. 내가 정치하면서 이렇게 흥분하는 일은 없다. 이걸 방치하면 당이 봉숭아 학당도 아니고...

 

나는 부패사범 옹호할 생각 없는데, 당규가 애매하니까.... 내가 만든 당규다. 조문 만들 때부터 논쟁이 많아서 불만이 많았다. 고치기에 너무 복잡한 사정이 많았는데, 이걸 유권해석할 수 있는 기관은 상임전국위다. 선거사범이든 부패사범이든 한나라당은 전혀 공천 안한다 이러면 오케이다. 상임전국위에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부정부패사범, 선거사범... 이런 것을 상임전국위에서 결론 내주면 좋다 이거다. 안 그렇다면 조문 유권해석을 제대로 해주든지...

 

두번째는 당의 기강을 잡기 위해, 사무총장과 일할 수 없으니 당원들이 잘 판단해서 사무총장이 물러가라고 하면 사무총장이 물러나고 대표가 물러나라고 하면 대표가 물러가고 이걸 분명히 해줘야 내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사무총장 임명권은 당 대표에게 있다"

 

- 이방호 사무총장을 경질한다는 얘기인가?

"사무총장 임명권은 당대표가 있으니 하려면 할 수 있는 것인데, 최고위원회이 결의를 해야 하는데 그래서 당원의 뜻을 묻는 것이다. 당원들이 대표가 하는 게 묻는 것이다. "

 

- 사무총장이 어떻게 뒤통수를 쳤다는 것인가?

"우리끼리 모여서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공심위에 가서 내가 만든 법이니 공무 담임할 수 있는 권한 있는 사람을 창구에서 막아버리면 위헌 소지가 있으니 일단 접수라도 하게 해줘라. 그런데 공심위 들어가서는 가까운 사람들과 얘기해서 뒤엎어버리니까....

 

내가 김무성과 이방호 불렀을 때는 다소 논의가 있지 않았겠나? 당규 고치지 말고 융통성 있게 하자는 얘기도 하지 않았겠나? 김무성이 이런 걸 받아달라는 논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람이 많다. 97년 대선 이후에 당 재정국장이 수사를 받았다. 벌금형 받았다. 그런 사람들 중에 당협위원장 되어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무슨 죄가 있나? 그렇게 헌신 했으니 지구당위원장 했는데 그런 사람에게 공천을 못하게 했다면 한나라당을 위해 10년 야당 고생하고 온갖 정치 박해받은 사람을 잘라버리는 사람이다. 이게 위헌 시비도 있다.

 

내가 법률가 아니냐? 나도 눈물이 있는데... 그래도 좋다. 그렇게 하려면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선거사범이든 부정비리를 깨끗이 청소하자고 상임전국위에서 해석하면 나는 아무 이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걸 잘못해서 서로 협상창구에 있는 사람을 치는 정치보복으로 비친다.

 

(어떤 후보는) 부인이 그랬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나오면 한나라당이 공천심사를 공정하게 하는 것으로 누가 믿어주겠나? 공평하게 하자는 거다. 내가 제일 섭섭한 것은 대표가 틀렸다면 의논이 되어야 하지 않나? 오늘도 또 등을 치고... 비겁하지 않냐는 것이다. "

 

"이 당선자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a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이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이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 이종호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이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 이종호

- 당규 개정은 검토하지 않나?

"상임전국위에서 논의를 해달라. 이 규정이 정말 엄격하니까..."

 

- 당선자의 의중과 이방호가 다르다고 보나?

"당선자가 박근혜와 잘 하기로 했는데 공천 심사하는 문전에서 이렇게 됐는데 당선자가 거기에 동조했다고 보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그걸 누가 믿겠나? "

 

- 앞으로 이방호와 일 같이 못하겠다는 뜻인가?

"그 동안 신의를 쌓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에 이 건으로는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생각한다. "

 

- 이방호 총장 건과 관련해서 당선자와 얘기를 했나?

"첫날 이상한 일 벌어진 후에 내가 당선자에게 전화를 드렸다. 지금 이상한 사고를 쳤는데 얘기하니 당선자는 '전혀 아니다'고 하더라.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당선자가 이런 일에 관여를 하는가?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이방호든 누구든 당선자에게 확인해보니 전혀 아니라고 한다. "

 

 

 

- 이 총장이 왜 이런다고 보나? 개인 뜻이라고 보나?

"나도 모른다. "

 

- 당원들에게 판단하라는 얘기의 의미는?

"정치적으로 판단하자는 얘기다. "

 

"오늘 공심위 결과 보니 '작전세력'이 또 있다는 것이다"

 

- 오늘 뒤통수 맞았다는 얘기는 무슨 뜻인가?

"안상수 원내대표가 내가 출근하지 않으니 무슨 이유냐고 물어서 설명했더니 자기가 수습해서 정리한다고 했다. 나는 그걸 믿었다. 당신이 정치력을 발휘하라고 해서 소집했는데, 또 나중에 가서 공심위에서 나온 결과는 또 달랐다. 왜 달랐냐고 했더니 '작전세력'이 또 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그만하자."

 

- 상임전국위에서 정리해달라고 공식 요청하는 것이냐?

"나는 이런 취지로 만들었는데, 그걸 그대로 하자는 세력이 있고 융통성 있는 세력이 있다. 당헌당규에는 상임전국위에 권한이 있다. "

 

- 김무성 최고위원과 이방호 총장 중에서 이 총장이 100% 신의를 깬 것이냐?

"이 부분에 한해서는 그렇다. "

2008.02.01 02:20ⓒ 2008 OhmyNews
#18대 총선 #강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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