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성성하신 노인이 오세훈 시장에게 건의사항을 발언하고 있다.
김정애
나는 퇴직 후"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3분의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수 있다고 생각했다면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 날!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다시 읽어도 가슴 뭉클한 채찍을 가하는 듯한 글이다. 그런데 연세가 지긋하신 저 분들은 어떤 마음에서 이 추운날 이른 아침에 이곳에 와 계신 것일까~ 궁금증과 함께 가벼운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저마다 특별한 동기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누군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을 때면 궁색하게 서울이라고 대답은 하지만 어릴 적 동무들과 뛰어놀던 곳은 육중한 아파트 건물에 묻혀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실향민 아닌 실향민이 되어버렸다.
고향이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모습 그대로이고 언제 어느 때 달려가도 따뜻한 마음으로 반겨줄 이가 있는 곳 일텐데, 나에게 있어 고향이란 단어는 낮설기만 하다. 하지만 서울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그래서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내 고향이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제대로 알고 좀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키는데 미력하나마 힘이 되고자 시정모니터를 신청하게 되었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 5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는 동안 머잖아 세계적인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서울의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 이어 오 시장은 ‘여성이 행복해야 남성도 행복합니다’라며 ‘旅行’이 아닌 여자가 행복한 ‘女幸’ 도시 만들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힘주어 말할 땐 마치 나를 위한 정책인양 귀가 솔깃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