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로 인해 전소된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앞에 11일 오전 한 시민이 국화꽃을 놓으며 흐느끼고 있다.
권우성
검은 숯덩이로 변한 국보 1호 숭례문을 보기 위한 안타까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숭례문 2층 누각은 폭삭 내려앉았다. 검게 그을린 목재들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다. 바닥에는 방제작업에 사용됐던 염화칼슘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11일 오전 현재 중구청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서 비계를 세우고 숭례문을 천막으로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이 주위를 둘러싸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안에서는 감식작업이 진행 중이다.
출근시간에 지나가는 행인들은 이런 숭례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꺼내 처참한 몰골로 변한 숭례문을 찍었다. 인근 버스나 차량에 탄 시민들도 안타까운 시선으로 숭례문을 바라봤다. 몇몇 일본인 관광객들도 황당한 표정으로 숭례문을 사진에 담았다.
이태환(45. 회사원)씨는 "매일 이쪽으로 출근하는 데 오늘 아침 뉴스로 숭례문의 무너진 모습을 보고 황당했다"면서 "직접 현장에서 숭례문의 모습을 보니 참담하고 기가 막힌다"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국보 1호가 불에 탈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문화재청과 소방당국이 방치한 것이고, 국보 1호에 관리자 한명이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불에 탄 숭례문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하남시에서 왔다는 나경범(59)씨도 "카메라로 직접 찍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려 한다"며,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날 정도"라며 애석해했다.
남대문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이명박 시장 때 숭례문이 개방되고 나서 보통 여름에 노숙자들이 숭례문에 침입한 적이 있었다"면서 "세콤이 설치되어 있는 데 침입자가 발생하면 5분만에 출동한다, 우리도 많이 출동했는 데 어제는 세콤이 나와서 발견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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