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누나'가 아닙니다, '간호사'입니다

등록 2008.02.11 15:10수정 2008.02.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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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 며칠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환자들이 간호사를 부르는 호칭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입원하면 환자는 아침저녁 때의 회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의사를 만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간호사들이야 물론 의사들의 지시를 받겠지만 정작 주사를 놓고, 약을 주고,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 등 환자들이 대면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간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방 후 간호원으로 불리던 명칭은 1987년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현재의 간호사라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십수 년이 지났지만 간호사에 대한 호칭은 천차만별이고 그 호칭의 천차만별처럼 괄대와 멸시가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니" "여기" "간호원" "누나" "아무개야" 등등 다양하게 불리는 간호사의 호칭은 힘든 근무 속에 심신이 지친 간호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 같은 호칭 이면에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여성이라 여성을 낮춰 부르는 성차별적 요소가 만연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에게는 선생님이나 의사 양반이라면서 꼬박꼬박 존대를 하면서도 간호사에게는 여기저기 반말 투에 직업사명감을 가질 수 없는 하대를 하는 모습은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작고한 고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에서 나오듯 호칭을 제대로 불러 주었을 때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자부심과 의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단한 근무여건 속에서 환자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간호사라는 직업은 봉사정신 없이는 하기 힘든 직업이다. 의사를 보조하며 실제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들과 함께 하는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호칭과 존경은 힘든 3D업종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 땅의 간호사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간호사 호칭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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