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지명자가 18일 학력 위조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김영주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후보자의 영국 대학교수 경력이 허위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이 그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등 이 문제가 20~21일 인사청문회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3~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했던 한 후보자의 선거 공보물과 포스터, 의원들의 주요경력을 기재한 국회 수첩 등에는 그가 1965~68년 영국 요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68~70년 케임브리지대학교 응용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5일 국회에 제출한 총리 인사청문 요청안에 첨부된 한 후보자의 이력서에는 1965년 영국 요크대 경제학과 '연구원' '보조강사', 68년 케임브리지대 엠마누엘 칼리지에서 응용경제학과 '연구관'을 각각 지낸 것으로 적혀있다.
한승수 후보자 "연구교수였다" - 김영주 의원 "연구원이었다"
요크대 경제학과의 시먼스 학과장은 "한 후보자가 사회경제연구소의 연구원(Research Fellow)과 경제학과 보조강사(Assistant Lecturer)를 역임했다"고 확인했다고 김 의원측은 밝혔다.
영국 대학내 교원의 지위를 따져볼 때, 한 교수가 맡았던 '강사(Lecturer)'는 '정교수(Professor)'와 '부교수(Principal Lecturer or Reader)', '조교수(Senior Lecturer)'에 이어 '서열 4위'에 불과하다는 게 주영한국대사관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1963년 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뒤 같은 해 영국으로 건너가 65년 7월부터 68년 9월까지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 후보자는 68년 7월 동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는데, 당시까지 경제학 비전공자였던 그가 박사학위를 받기도 전에 같은 과 교수를 지낸 것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더 나아가 한 후보자가 영국에서 '보조강사'를 맡았다는 시기에 실제로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업무를 보고 있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김 의원이 이날 오후에 공개한 한 후보자의 서울대 재직증명서와 공무원 인사기록카드를 보면, 그는 1963년 7월 5일부터 67년 4월 10일까지 서울대 행정대학원 임시조교로 재직하고 있었다.
한 후보자의 63~67년 서울대 대학원 조교 시절이 그가 영국 요크대에 머물렀던 65~68년과 시기적으로 상당 부분 중첩되는 셈이다. 한 후보자가 67년 4월까지 서울대 조교 일을 하다가 영국 유학을 갔다면 그는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외국 박사학위를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