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농사 포기하라니 마른 하늘의 날벼락"

경작면적 일방적 축소...농민회, 예산엽엽초조합서 항의

등록 2008.02.27 11:06수정 2008.02.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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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영호 전농도연맹의장을 비롯한 농민회원들이 엽연초조합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영호 전농도연맹의장을 비롯한 농민회원들이 엽연초조합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재형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다국적기업인 외국계담배 점유율이 급증함에 따라 KT&G가 국내 잎담배 경작면적을 줄이자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지난 21일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회원들은 예산엽연초조합(예산읍 산성리) 앞에서 담배경작면적 축소와 농민피해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었다. 농민항의의 불씨는 정근선(아산시 영인면 월선리) 농민이 잎담배 경작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예산엽연초조합의 지도를 받아 건조창고를 짓는 등 영농준비를 했는데 올해 1월 23일 조합측으로부터 신규경작은 불가하니 담배를 심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데서 비롯됐다.

이날 정씨는 "평생을 농민으로 살았지만 4남매 교육비가 감당이 안돼 몸이 고되더라도 담배농사(1만5000평)를 짓기로 결심했다. 예산엽연초조합의 지도를 받아 3000만원씩이나 들여 영농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농사를 포기하라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니냐. 농사를 짓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 김영호 충남도연맹 의장과 박형 예산군농민회장, 장석현 아산시농민회장, 장명진 도연맹 사무처장 등 농민회원들 50여명은 예산엽연초 조합의 무책임을 규탄했다.

김 의장은 “지금 정부와 KT&G, 다국적 기업이 이 땅의 농민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있는 정근선씨의 요구는 담배농사를 짓겠다는 아주 당연한 요구다. 생산자조합인 예산엽연초조합은 이 농민과의 담배경작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로 덮어서는 결코 안된다. 책임성 있는 답변을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남선 예산엽연초조합장은 “대단히 송구스럽다. 우리 조합도 경작농민이 많아야 지탱할 수 있다. 그러나 KT&G가 올해 일방적으로 담배 경작 규모를 줄이면서 신규 경작농은 받지 않는다고 결정해 버렸다. 우리 엽연초조합 중앙회도 이에대해 즉각 항의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농민회원들은 입을 모아 “일단 엽연초조합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신규 경작농을 받아들이라”고 강력히 요구해했다. 한편 외국계 담배회사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잎담배 수입이 늘어나자 국내 기업인 KT&G는 잎담배 수매량과 경작면적 축소에 나섰다.

국내 담배농가는 지난 2003년 2만 1600가구에서 올해 9537가구로 56%가 감소했고, 면적도 1만8000㏊에서 9000㏊로 50%급감했다. 특히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국내에 공장을 설립할 당시 한국산 잎담배 수매를 약속했으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예산엽연초조합은 예산, 공주, 아산, 논산, 부여 5개 시·군의 담배생산농가 조합으로 조합원 562명(2006년 통계)이 담배농사를 짓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무한정보신문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무한정보신문도 실렸습니다.
#담배경작 #담배농사 #예산엽연초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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