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앞에 있는 서소우이도에 있는 서리분교의 전교생은 민혁, 민재 형제 두 명. 다섯 살 혜민이도 오빠들을 따라 서리분교의 나홀로 입학생이 될까.
이주빈
민재를 처음 만나던 날'나홀로 입학생' 기획을 진행하는 후배에게서 한 어린이의 이름과 입학할 학교 이름을 건네받았다.
김민재, 올해 여덟 살, 도초초등학교 서리분교 입학 예정.나 또한 섬에서 나 한동안 섬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기에, 민재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커져만 갔다. 서리분교가 있다는 서소우이도(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 소재)는 우이도 본섬에서 얼마나 더 가야 하나, 서리분교엔 재학생이 몇 명 있을까, 민재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일까....
목포에서 도초도까진 매우 편하게 갔다. 2일 오후 시속 60km로 바다를 달리는 쾌속선은 한 시간 만에 나를 도초도에 내려줬다. 멀쩡한 날에도 2m 높이의 파도가 울렁이는 흑산바다를 태어나서부터 오갔던 내겐 목포-도초 간 바다는 육지의 아스팔트와 다를 바 없이 편안했다.
하지만 호사는 거기까지였다. 도초도에서 우이도 본섬과 민재가 살고 있는 서소우이도를 가는 연안 연락선에 올랐을 땐 풍랑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덩치 큰 배는 대야 안에 놓인 바가지처럼 흔들거렸다.
그렇게 약 한 시간을 파도에 시달리며 서소우이도 서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아이 세 명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법 볼 살이 오른 아홉 살 민혁이와 까만 피부에 눈이 유달리 반짝이는 다섯 살 혜민이 그리고 유달리 신나 있는 민재가 그 주인공이었다.
민혁이는 민재의 형이고, 혜민이는 민재의 여동생이다. 그러니 한 가족이 전부 누군가를 마중 나와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서리분교장으로 새로 부임하는 홍준호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홍 선생님은 3일부터 아이들의 한 분뿐인 선생님이자 친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