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씨 "횡령당한 176억은 유산과 친인척 자금"

서울 모대학 무용과 여교수 고소 후 기자회견 자청

등록 2008.03.06 09:02수정 2008.03.06 09:02
0
원고료로 응원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권혜진 기자 = 서울 모 대학 무용과 여교수 A씨가 176억원을 횡령했다며 고소한 박철언 전 장관은 5일 "횡령당한 돈은 선친의 뜻에 따라 재단을 만들 돈"이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복지통일연구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비자금 조성여부, 여교수와의 관계, 소송 제기 이유 등을 설명했다.

 

그는 "A교수에게 횡령당한 돈은 선친의 뜻에 따라 현역에서 물러나면 복지통일재단을 만들려고 선친의 유산과 친인척의 자금을 모은 돈, 그리고 협찬자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내놓은 돈을 합친 것"이라며 비자금 의혹을 부인했다.

 

박 전 장관은 재단 창단을 위해 운용하던 이 돈을 1-5년짜리 금전신탁 상품으로 이율에 따라 차명과 실명이 섞인 60여 개 계좌로 쪼개 갖고 있었고, 당시에는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아 차명계좌가 공공연히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또 "A교수 등 피고소인들은 자기들이 통장을 관리했다고 하지만 은행의 통장은 모두 한국복지통일연구소에 갖고 있었고 그들은 은행 심부름만 한 것"이라며 "은행 통장은 모두 연구소 것"이라고 강조했다.

 

A교수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1986년 6월 초 지인이 '꼭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며 A교수를 소개해 만났고, A교수가 연구소 쪽 일을 하게 되면서 가까워져 은행 심부름(정기예금 이율인 높은 것으로 바꾸는 일)을 맡겼는데 다른 사람보다 높은 은행이율을 받아와 신뢰했다"고 밝혔다.

 

그 후 2006년 7월 재단설립을 위해 현금화하려고 은행에 가보니 60개 통장이 대분 위.변조된 깡통통장인 것을 확인하면서 횡령당한 사실을 알았고, A교수로부터 현금 11억원과 일부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받아 30억원 상당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A교수가 변제를 계속 미루고 거짓말을 해 어쩔 수 없이 고소를 했으며 (연구소 돈을 빼 먹은) 몇몇이 연대해서 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돈을 관리했던 은행장 서모 씨도 돈을 빼돌린 후 내게 편지를 보내 '자신이 관리한 비자금이 얼마다. 언론에 말하겠다'고 협박해 수원지검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전직 대통령이 받은 것도 드러나는 세상에 내 것만 알려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내가 부덕해 이런 일이 생겨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맺었다.

 

박 전 장관은 자신과 친인척 등이 재단설립을 위해 준비중인 연구소 운영자금 176억원을 A교수가 '불려 주겠다'며 가져 가 돌려 주지 않고 있다며 A교수 등 관련자 6명을 지난해 7-12월 3차례에 걸쳐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다.

 

hedgehog@yna.co.kr / luci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3.06 09:02 ⓒ 2008 OhmyNews
#박철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5. 5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