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새 정부 초기, 이익단체 집회시위 자제해야

시위 현장, 경찰 연인원 311만명 이상 동원돼

등록 2008.03.06 18:07수정 2008.03.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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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이익단체들의 집회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으로서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민주사회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권리지만, 새 정부의 출범 시점에 맞춰 집회를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현상은 지난 참여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첫 해에 집회 신고는 물론, 불법 폭력시위가 가장 많았다. 그 해의 불법 폭력시위는 134건이었으나 2004년 91건, 2005년 77건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었다. 이는 집단행동이 새 정부 초기에 보다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이익단체들이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선진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때 불법 폭력 시위가 발목을 잡아선 안 되는 것이다.

 

법과 질서가 바로서야 우리 사회가 선진화에 한걸음 다가 설 수 있다는 데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된 직후 “경찰이 시위대에게 매 맞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주문해 관심을 끈 바 있다. 국민인 동시에 경찰관으로서 적극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폴리스라인 경찰은 지난 99년부터 폴리스라인(경찰 저지선)을 운영하고 있다.
폴리스라인경찰은 지난 99년부터 폴리스라인(경찰 저지선)을 운영하고 있다.박승일
▲ 폴리스라인 경찰은 지난 99년부터 폴리스라인(경찰 저지선)을 운영하고 있다. ⓒ 박승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해 동안 경찰에선 연인원 311만명 이상이 동원돼 시위 현장에서 근무해야 했다. 불법 시위로 인해 부상당한 경찰관도 중상 15명을 포함해 202명이나 된다. ‘그 많은 인력이 범인 검거와 범죄 예방 활동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인 셈이다.

 

 경찰은 지난 99년부터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폴리스 라인(경찰 저지선)’을 도입해 운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큰 기대와 관심 속에 초기에는 시위대의 평화적인 행진과 해산을 유도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폭력집회가 많아지면서 그나마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는 시위대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를 할 계획이다. 이 선을 넘어서는 시위 참가자는 적극 연행해 사법처리 할 예정이며,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시위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는 뜻에서 전담반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불법 시위자들을 연행해 중하지 않거나 상습성이 없을 경우 대부분 훈방 조치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즉결심판을 받는 이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앞으로 폴리스라인은 시위대와 경찰 모두에게 ‘신뢰와 믿음’으로 인식돼야 한다. 선진국처럼 시위대에겐 인권보장의 보호막인 동시에 경찰에게는 법질서와 공권력 수호의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인식이 우리 사회에 정착될 때 평화 시위 문화 정착이 가능해 질 것이다.

 

 과거 외신 기자들은 한국의 시위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평화적 집회시위가 최대한 보장되는 인권국가로 보도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99%가 넘는 평화적 집회시위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평화적인 집회 시위 문화가 정착돼 경찰력이 범인검거와 범죄 예방에 적극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기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3.06 18:07ⓒ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기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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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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