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신그 남자
송유미
한국이 낳은 발레리노, 부산 출신 이원국 발레단장, 그가 고향 부산의 경성대학교 콘서트 홀에서 오는 15일(토) 늦은 오후 4시, 8시에 걸쳐 2회 공연을 열 예정이다. <분홍신 그 남자>의 작품에서 함께 열연할 파트너는 발레리나 김옥련이며, 이 무대를 함께 꾸밀 음악가들은 송용창, 이은미, 강희영, 최성근, 고충진 등이다.
<분홍신 그 남자>의 주역 이원국의 춤과 아란훼즈(Arnajuez- J.Albeniz)의 음악, 아코디언 송용창, 피아노 최성근, 기타 고충진의 어울림이 서막을 장식하면서, '로망스(Romance)', '에스파냐 카니(Espana Cani)',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즉흥환상곡', '전설(Asturias)',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황성옛터 등의 노래와 연주가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무대의 막이 내릴 때까지 번갈아 흐르게 된다.
춤으로 삶의 신화 창조한다<분홍신 그 남자>는 춤과 다양한 음악 예술이 어울리는 퓨전 무대이지만,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구체적이다. 무대 위의 공간은 노인 요양 병원이다. <분홍신 그 남자>의 그 여자는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를 앓고 있고, 이 '희망 요양 병원'에 생활하고 있다. '희망 요양 병원'에는, 과거의 화려한 음악가, 예술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서로 만나 매일 연주회를 여는데, 과거의 기억을 모두 상실한 그 여자는 신기하게 자신이 오래 익혀 온 발레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분홍신 그 남자>의 이원국은, 그 여자의 남편, 첫사랑 등 과거 속의 인물인 셈이다. 여자는 현재의 희망 요양원 음악가와 예술가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꿈속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만나고 그것이 자신의 생애인양 망상 한다. 하루는 10대의 소녀가 되고, 또 어느날은 20대의 숙녀가 되고 또 어느날은 정숙한 여인이 되어, '분홍신 그 남자'와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생의 마지막 춤을 춘다. 그녀는 춤추는 그 시간에만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