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진주갑 최구식 의원의 지지자들이 서울 여의도당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사탕 선물이 가득한 노점상 뒤로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영남권 18대 총선 후보 공천 결과 한나라당이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했지만 개혁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6월 보궐선거의 빌미를 제공해 막대한 혈세낭비 지적을 받아온 중도사퇴 지방의원들이 포함되었는가 하면, 그동안 한나라당 언저리에서 맴돌던 인사들이 상당수다.
17대에서 한나라당은 경남 17곳 선거구 가운데 15명의 현역 의원을 두고 있었다. 김용갑 의원(밀양창녕)이 불출마를 선언해 이번에 공천 신청한 14명 현역 의원 가운데 절반인 7명이 탈락했다.
박희태(남해하동), 김기춘(거제), 이강두(거창함양산청), 김명두(통영), 김영덕(의령함안합천), 최구식(진주갑), 김양수(양산)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들로부터 간택을 받지 못했다.
이방호(사천), 김재경(진주을), 안홍준(마산을), 이주영(마산갑), 권경석(창원갑), 김정권(김해갑), 김학송(진해) 의원만 공천을 받았다.
이번에 현역을 물리친 공천자들은 강기윤(창원을), 최진덕(진주갑), 송은복(김해갑), 윤영(거제), 조진래(의령함안합천), 신성범(거창함양산청) 후보다. 통영고성·남해하동·양산은 전략지역으로, 밀양창녕은 보류지역으로 다시 공천 작업을 하게 된다.
현역을 물리친 6명의 공천자에 대해 과연 개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중도사퇴한 지방의원과 단체장에 대해 공천하면 안된다고 했지만, 한나라당은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자에는 여의도 입성을 위해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한 경남도의원 2명이 포함되었다. 강기윤, 최진덕 공천자는 지난 1~2월 사이 도의원직을 버렸다. 이들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당선된 뒤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번 공천 신청자 가운데 1차 통과자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이었던 강지연 전 도의원(마산갑)은 탈락했다.
지난 해 12월 사퇴하고 공천신청했던 강석진 전 거창군수는 탈락했다. 중도사퇴 단체장․지방의원이라는 기준만 놓고 보면 형평이 맞지 않다. 강 전 군수와 비슷한 시기에 중도사퇴했던 하영제 전 남해군수는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최근 산림청장으로 임명되었다.
김일식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중도사퇴자에 대해 공천을 했는데 실망스럽다, 중도사퇴자에 대해서는 보궐선거 비용 보전을 위한 소송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리도 있다, 정치인신보다는 지역사회 명망가 중심으로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공천자들을 보면 그동안 한나라당 언저리를 맴돌았던 인물들이 많다. 또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지역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해 온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송은복 후보는 3선의 김해시장, 윤영 후보는 거제시 부시장을 지낸 행정공무원 출신이며, 조진래 후보는 변호사 출신이며, 신성범 후보는 KBS 모스크바 특파원 출신이다.
윤영 후보는 2003년 3월 거제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해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에 그는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규정(탈당·경선 불복 등 해당 행위자)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심 요청, 탈당 사태도 이어져... 김영덕 의원 ‘수용하겠다’한편 탈락자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들은 재심을 요청하거나 소송을 내기도 하고, 집단 탈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구식 의원 등은 재심을 요청했으며, 거제에서 탈락한 진성진 변호사는 법원에 ‘공천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4선의 이강두 의원이 탈락하자 한나라당 거창군협의회 읍·면 운영위원 등 30여명이 14일 탈당했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한나라당에 전혀 이바지한 바가 없는데다 지역일간신문 여론조사에서도 꼴찌를 한 후보를 공천한 것은 군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국민공천·공정공천·실적공천이라는 3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초선의 김명주 의원이 탈락하자 김용우 통영시시의회 의장을 포함한 10명의 시의원과 당원·당직자 등 50여명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과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구식 의원이 탈락하자 ‘진주갑’ 지역 소속 진주시의원 7명은 이날 새벽 상경했으며, 이들은 한나라당 중앙당사 앞에서 항의하기도 했다. 14~18일까지 진주시의회 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이들 시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공천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원도 있다. 김영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간적 아픔과 아쉬움이 있지만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4년간의 성실한 의정활동과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헌신한 저의 노력이 이번 공천심사과정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에 대해 인간적 아픔과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또한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부덕의 소치라 생각하며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당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