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관심과 달리 혜진양 빈소, 문상객 적어

혜진이와 예슬이를 기억하자 말했던 이들 모두 어디에

등록 2008.03.17 08:38수정 2008.03.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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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양 메트로병원에 차려진 혜진이 빈소

안양 메트로병원에 차려진 혜진이 빈소 ⓒ 최병렬


지난해 성탄절 실종된 뒤 2개월여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돼 가족 품으로 돌아온 이혜진(11) 양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3층. 매스컴을 장식하는 사회적 관심과는 달리 애도하는 발걸음은 뜸해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16일 오전에 이 양이 다니던 명학초교 학부모 10여명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언론보도를 통해 혜진이의 사망소식을 접한 유가족들과 면식도 없는 일반인들이 간혹 찾아와 문상을 할 뿐 실종 어린이들의 무사귀환을 외쳤던 정치인들의 발걸음은 거의 없다.

오후 6시께 헤진이 가족이 다니는 교회 목사님과 신도 등 70여명이 예배를 보았으며 오후 7시30분께 안양시의회 심규순, 인형수, 문수곤 시의원이 개인적으로 조문을 하고 8시께는 이종걸 의원 강득구 보좌관이 부인과 함께 유가족을 위로하고 돌아갔다.

a  혜진이 가족이 출석하는 교회 신도들의 예배

혜진이 가족이 출석하는 교회 신도들의 예배 ⓒ 최병렬


a  혜진아, 네가 좋아하던 간식 얼마나 먹고 싶겠니

혜진아, 네가 좋아하던 간식 얼마나 먹고 싶겠니 ⓒ 최병렬


또한 전국미아가족 회 나주봉 회장과 지난 99년 오산에서 실종된 윤지현(당시 6살)의 아버지 윤봉원(46)씨가 유가족을 위로하고 군포시민신문 장원철 대표가 "아이들이 키우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문상을 왔다"면서 부인, 자녀들과 함께 빈소를 찾기도 했다.

오후 9시께는 안양시의회 권용호 의장이 빈소를 방문해 혜진양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며 위로하던중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속보를 접하고는 대성통곡하는 혜진이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함께 눈물을 흘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경찰의 용의자 검거 공식 발표가 있기전인 저녁 8시20분께 혜진이 빈소가 차려진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3층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경찰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각 언론사에 엠바고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모 언론사 기자가 혜진이 어머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와 "경찰이 용의자를 파악하고 검거하러 갔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a  경찰의 발표전인 16일 오후 8시30분께 엠바고를 깨고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하려 한다는 모 언론사 기자의 전화를 받고 놀라는 혜진이 엄마와 아버지

경찰의 발표전인 16일 오후 8시30분께 엠바고를 깨고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하려 한다는 모 언론사 기자의 전화를 받고 놀라는 혜진이 엄마와 아버지 ⓒ 최병렬


a  용의자 검거 소식를 접하고 경악하는 혜진이 어머니

용의자 검거 소식를 접하고 경악하는 혜진이 어머니 ⓒ 최병렬


이날 빈소에는 이 양의 아버지 이창근(47)씨, 어머니 이달순(42)씨, 오빠(18.고2)와 언니(15.중3)가 혜진이의 영정사진 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간간이 찾아오는 조문객을 맞이 있으며 일부 가족은 기진맥진 탈진 증세를 보여 빈소 구석에 자리를 보전하기도 했다.

안양8동 통친회원이라는 한 주민은 "혜진이와 예슬이 실종사건이 사회적 관심이 높을 당시에 덩달아 관심을 가져달라고 외치던 정치인들은 막상 혜진이가 처참하게 죽어 돌아왔는데도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며 "말뿐인 세상이 한탄스럽기 짝이없다"며 말했다.


문상객을 접대하던 명학초교 학부모는 "안양에서 두명의 어린이가 실종돼 이제 한명이 살해되는 엄청난 일이 안양에서 발생했는데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이같은 큰 일에도 동네, 지역구를 따지고 문상도 갈까 말까를 구분해 결정하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a  헤진아 범죄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어라

헤진아 범죄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어라 ⓒ 최병렬


a  나쁜 어른 없는 하늘나라에서 뛰어 놀아라

나쁜 어른 없는 하늘나라에서 뛰어 놀아라 ⓒ 최병렬


앞서 시신이 병원에 도착한 첫날인 14일 저녁 이혜진 양의 빈소에는 현장 취재에 나선 신문·방송사 취재진들로 북적이고 이필운 안양시장, 정지풍 안양교육장, 안정웅 만안구청장, 이종걸·이석현 국회의원 등 일부 각계인사들의 발걸음이 다소나마 줄을 이었다.

둘째날인 15일에는 혜진이와 함께 공부했던 명학초교 40여명 친구들이 빈소를 찾아와 울음바다를 이뤘다. 또 지역 시의원 하연호, 천진철 의원이 조문객 접대 봉사에 나선 안양8동통친회, 명학초등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들과 함께 밤 늦도록 자리를 지켰다.

저녁 8시30분에는 혜진양이 다니던 교회 신도들 70여명이 찾아와 예배를 보았으며 안양 희망연대 송무호 대표, 안양 빚진자들의집 박은경. 송용미 공동대표가 빈소를 찾아 문상하고 가족을 위로했으며 늦은시각 9시10분께 김문수 경기지사가 다녀갔을 뿐이다.

a  혜진이가 마지막 가는 길에 들릴 명학초등학교

혜진이가 마지막 가는 길에 들릴 명학초등학교 ⓒ 최병렬


더욱이 안양시와 만안구청 등 행정기관 또한 안양8동장과 동사무소 일부 직원만이 유가족 뒷바라지와 행정 처리를 위해 밤샘을 하다시피하며 발로 뛰어다니는 반면 시 본청 및 구청의 관련 부서 책임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는 지역언론도 마찬가지로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과 막상 용의자가 검거된 16일 저녁에도 안양경찰서에 중앙의 신문, 방송사 취재진이 대거 몰린 반면 정작 지역.지방 언론매체 일부 소수 기자들만 눈에 띌뿐으로 지역 현안에 무관심함을 보여 아쉬움을 줬다.

한편 혜진이는 마지막 가는 길인 17일 오전 안양8동 언덕진 골목길에 있는 정들었던 집도 찾아보고 친구들과의 작별을 위해 명학초등학교에서 들려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이혜진양의 장례식은 명학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가족장으로 8시30분 발인후 8시40분 안양8동 집을 거쳐 9시10분 안양 명학초교에서의 영결식에서 학생대표의 조사, 선생님 송사에 이어 교실을 둘러본후 11시10분 수원 연화장에 도착해 12시 화장된다.

이양의 유해는 오후 3시께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 평장으로 안장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실종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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