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양 살해 용의자 정씨 집에 가봤더니...

살해된 혜진이네 집에서 불과 130m 거리

등록 2008.03.17 19:49수정 2008.03.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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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모씨가 거주하는 2층 단독주택의 1층 ⓒ 최병렬


경기도 안양 초등학생 실종·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 정모(39)씨가 한동네에 사는 주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 용의자가 한 동네 주민이라는 사실에, 살해된 이혜진(11)양과 실종된 우예슬(9)양의 가족뿐 아니라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줌의 재가 되어 이제 안양시 청계시립공원묘지에 안장된 이혜진양의 장례식 후 용의자로 체포된 정모(39)씨가 사는 집을 찾았다. 혜진이와 예슬이가 과연 이 집에서 살해됐을까, 아니면 다른 곳일까. 이를 확신할 수 있는 수사 결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8동 (구) 안양경찰서 사거리에서 성결대학교 방향으로 가는 길, 좌우측으로 다양한 상가들이 밀집해 있고 성결대학 입구 삼거리 못미쳐 좌측의 다소 비탈진 언덕길을 올라가면 혜진이의 집이 있고 그 뒷골목 연립주택에서는 예슬이네 가족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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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모씨 집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길 ⓒ 최병렬

용의자 정씨의 집은 혜진네 집에서 130m, 예슬이네 집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40m, 길을 빙 돌아와도 150m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다.

혜진이집 앞에서 차량 통행도 어려운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길 2분여. 정씨가 거주하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골목길에서 다시 시멘트가 떨어지고 깨진 가파른 계단 40여개를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사도는 70도에 가까웠다.

단독건물 형태의 2층 집. 1층 한쪽에 위치한 정씨의 집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도록 커튼이 쳐져 있었다. 경찰은 증거 수집을 위해 유류품을 모두 가져간 후 노란색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을 막았다.


정씨 집 앞에는 정씨가 마신 것인지 팔기위해 동네에서 주워 모은 것인지 모를 소주병과 맥주병 50여 개와 부서진 우산과 플라스틱 바구니, 화초가 없는 화분 등이 마치 쓰레기를 쌓아놓은 듯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어 다소 혼잡스러웠다.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는 "어제 경찰이 찾아와서 이것 저것 물건들을 가져가던데 이집 사는 아저씨가 진짜 범인이 맞아요?"라며 "끔찍한 일이 생겨서 어쩌나. 이제 이 골목에서 사람 만나기가 너무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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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과 쓰레기가 나뒹구는 정모씨 집앞 ⓒ 최병렬


한편 경찰은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정모(39)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종환 안양경찰서장은 오늘(17일) 오전 11시 이혜진.우예슬양 유괴와 이 양 피살 관련 첫 공식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렌터카 혈흔에 대해서도 '내가 했다고 단정할 수 있냐'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환 서장은 '안양 초등생 살해 용의자 검거'와 관련 개요, 용의자 피해자, 사건개요, 검거경위 등에 설명하고 현재의 수사 진행상황으로 "용의자가 계속하여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신속히 수사하여 예슬양을 찾는데 노력하고 협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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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의 언론 브리핑에 쏠리는 언론의 눈길들 ⓒ 최병렬


이어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이 오후 1시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대화 이후, "용의자가 범행을 자백했으며 예슬이 시신을 찾기위해 수사대가 시화방조제로 급파됐다"고 밝혔으며, 언론을 통해 이 내용이 전해지며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오후 4시에 가진 두번째 정례 브리핑에서 김 과장은 "이혜진·우예슬양 유괴와 이양 피살과 관련 용의자 정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오후 1시께 일부 기자들에 밝힌 용의자 혐의 자백 사실을 부인하고 특별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아 빈축을 샀다.

김 과장은 "수사상 민감한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언론에 보도된 물증이 나왔다는 사실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반면, 수사진이 용의자 진술에 따라 오이도로 급파됐는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앞서 수사본부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용의자가 범행을 자백했음을 밝혔으며 수사대가 오이도 또는 시화 방조제 등으로 급파된 사실이 일부 확인되고 있어 경찰은 일단 우예슬양의 시신이 발견되기 까지 용의자 자백의 공식적인 시인을 보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실종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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