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출간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
오마이뉴스
- <대안교과서> 내용이 어떤가?"초고 쓴 건 봤는데, 좀 달라진 것 같다. 책을 봐야 정확히 알 것 같다."
- 조목조목 이야기해보자. 역사학계에서는 지금껏 '갑신정변'을 "일본 식민지화 위기만 부추겼다"고 평가하는데 반해서 이 '대안교과서'는 김옥균이 쓴 '갑신일록'을 근거로 개혁파들이 청에 대한 조공과 문벌 폐지를 시도했고, 이들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근대화를 추구했던 선각자들이라고 평가하는데."통설은 한국역사학계도 근대화를 추진했지만 실패한 걸로 본다. 북한학계도 실패한 부르주아적 혁명으로 봤다. 일본을 이용했는데, 결국 '한성조약인가. 그 조약 맺는 과정에서 일본은 이걸 식민통치로 이용했다."
- 동학농민봉기에 대해 급진적인 사회혁명으로 평가해 '동학농민혁명'이니 '갑오농민전쟁'이니 부른다. 하지만 <대안교과서>는 동학농민혁명을 "유교적인 근왕주의에 입각해 서민의 경제생활을 안정시키고자 했던 복고적인 성격이 강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거 한 가지만 갖고 '유교적 근왕주의 운동'이라 말하는 건 대단히 이데올로기적이다. 유교적 용어로 표방하지만 그 행동, 역사적 맥락 보면 그걸 단지 유교적 근왕주의로 평가 어렵다. 근왕주의 운동이면 왜 조선 왕조가 일본까지 동원해 이들을 탄압했겠나? 그건 역사적인 평가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평가다. 전반적 역사적 맥락에서 말해야지 형식적 이데올로기적 표방으로 얘기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 지금 고종의 정책을 '광무개혁'이라 부르며 근대적 개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게 역사학계 주류의 목소리다. 그런데 <대안교과서>는 일본에 맞선 자주적 근대화 운동이 아니라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해 만들어진 게 '대한제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제국가라고 평가하기도 하고. "국사학계 통론이 그리 가는 건 사실이다. '대한제국'의 한계성 있긴 있다. 하지만 '대안교과서' 논지에 따르면 일본 식민통치는 식민통치긴 하지만 그 사회를 근대화 시켰다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대한제국도 같이 평가해야 하지 않냐? '대한제국'이 한 정책 자체는 '도시 정비'도 있고 그런데 그것도 근대화를 위한 노력으로 얘기해야지, 일제시대 근대화는 얘기하면서 '대한제국' 근대화는 전제국가이지 민주국가가 아니니 인정 못하겠다고 하면 논리적 모순이다."
- 식민지 시대 평가하면서 <대안교과서>는 일제시대를 억압의 시대만이 아니라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군대 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근대 국민국가 말한다면, 근대 국민국가가 백지에서는 안 만들어지니까. 근대 문물 배우고 그런 과정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식민지라는 건 '근대 국가'를 좌절, 억압시킨 거 아니냐. 근대 국가 수립을 억압한 게 바로 식민지다. 그래서 독립운동하며 싸운 거고. 독립운동해서 근대국가 수립하고 그러잔 거 아니었나? 그런데 그 가운데 한 부분만 떼어 이야기하는 게 우습다. 식민지 사회는 그런 모순 갖고 있는 사회인데, 그게 완전히 분리돼 설명될 수 없다."
대한민국 건국세력에 친일파는 없다?- 또 이 뉴라이트 쪽 <대안교과서>는 대한민국 건국 세력을 "근대적 문물을 수용하면서 전문적 직업 능력을 키워온 민족주의자들"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민족국가 주체라 말하는 건, 근대적 '물질문명'만 말하는 거다. 근대의 한 부분만 강조하고 자기가 강조하는 부분 위해 다른 걸 희생하고 있다."
- 이 책은, 제헌의회 의원들 출신으로 볼 때, 대한민국 건국세력이 친일파 출신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한다. "제헌의회 출신만 보면 그럴 수 있다. 제헌의회가 초기에 '반민특위' 만들어 '친일파' 청산하려고 했지 않나. 하지만 친일파 청산이 왜 좌절했나? 행정부에 친일 세력이 있지 않았나? 행정부 수장이던 이승만이 그걸 적극적으로 도와줬고. 대한민국 건국세력이 '제헌의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당시 국회, 행정부는 없단 얘기인가? 행정부가 국회를 눌렀던 50여년 정치 파동은 어찌 설명하려고? 통계적으로 친일파가 제헌의회 다수는 아니다. 하지만 권력 구성했던 핵심적 인물은 친일적 세력 지지 위에 있었다. 정부 내 친일 관료 비중도 가면 갈수록 늘어난다."
- 혹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해방전후사의 재인식>도 보수 언론이 썼을 때 정작 책은 아직 안 나왔었다. 책을 소개하는 건, 책이 나와 독자들의 반응을 보여주고 하는 게 책 소개지. 책 나오기 전부터 그 의미를 선전하는 건, 책에 대한 올바른 소통이 될 수 없지 않나? 언론이 논쟁을 그리 잡아버리면 오히려 학계 논쟁은 더 의미 없어진다. 언론이 학계 논쟁을 소개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언론이 선점하고 왜곡된 방향으로 가게 만든다. 부작용이 많다.
책 내용은 책이 나오고 학계에서 논의되는 걸 봐야한다. 이런 걸 만드는 게 언론 보도행태다. 자기들 구미 맞는다고, 책이 나오기도 전에 책 소개부터 하는 게 언론의 바람직한 보도태도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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