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안할 수도 있다"... 총선용 멘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토론회에서 '포기' 시사

등록 2008.03.24 14:16수정 2008.03.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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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초청 방송기자클럽 토론회가 24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렸다. ⓒ 권우성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초청 방송기자클럽 토론회가 24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렸다. ⓒ 권우성

"(대운하가) 국가 경제· 환경·백년대계에 도움이 되느냐를 원점에서 다시 차분하게 판단하겠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강 대표는 "(한반도 대운하를) 국민이 반대하면 안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제1공약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한나라당이 총선공약에서 '대운하'를 제외시킨 데 이어 나온 말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같은 움직임을 '총선용'이라고 바라보고 있는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강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대운하 공약을 총선 공약에서 뺀 이유'를 묻자 "토목공사하듯이 그날 바로 삽질하면 안된다"면서 "운하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검토해보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면서 "인수위에도 건의했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당이 무조건 밀어붙여야 한다면 총선공약에 넣어야 하겠지만 그렇게 안했기에 검토하자는 것"이라며 "대운하는 또 순수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데, 과연 외국에서 투자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투자자가 있느냐"고 말했다.

 

강 대표는 "(대운하가) 총선 때 이슈가 되면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약에서 뺀 것은 아니다"면서 "국가경제·환경·백년대계에 도움이 되느냐를 원점에서 다시 차분하게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선에서 내세운 공약인데, 지금서 포기해도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공약을 했으면 무조건 100퍼센트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면서 "대운하만 보고 이명박 후보를 찍은 것이 아니다. 표를 찍은 사람 중에 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안찍은 사람 중에도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 당이라는 것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하다보면 잘못이 있을 수 있고 수정도 하고 사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대표의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사회단체는 '총선용 멘트'라고 일축했다. 국토해양부는 대운하 TF를 추진하고 있고, 기업들의 컨소시엄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대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자, 총선을 앞두고 공약에서 제외했고, 강 대표까지 나서서 '포기'를 시사했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만약 한나라당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총선 전에 당-정-청이 논의를 해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결단을 내려야할 이명박 대통령은 가만히 있고, 당에서만 '차분하게 검토하겠다'는 말을 계속 흘리는 것은 국민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03.24 14:16 ⓒ 2008 OhmyNews
#경부운하 #이명박운하 #강재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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