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12월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가 IMF구제금융신청을 발표하고 있다.
한겨례21
금리와 환율 논쟁?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이명박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채권시장과 환율시장은 하루 하루 요동을 치고 있다. 대통령은 외신기자들에게 물가안정이 더 중요하다 했고, 심지어 'MB 물가지수'까지 만들어 70년대식 가격통제도 서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렇다면 금리는 올라야 하고 원화는 절상해야 한다.
그러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차관의 발언은 전혀 다르다.
"대외균형과 대내균형이 상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외균형이다."(강만수, 2월 25일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강연). 이는 물가불안이 있다 하더라도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환율급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지난 주의 발언은 급변동이 있으면 정부가 반드시 개입하겠다는 의미다."(최중경, 2월 26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즉, 정부가 개입해서라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기조로 삼겠다는 것이다. 물론 금리 역시 내려야 한다.
정말로 대통령의 의지를 기획재정부 장차관이 바로 뒤집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통령의 뜻이 그러하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서민들이 아우성을 치니까 일부 품목에 대해서 완력을 써서라도 잡겠다는 뜻일 뿐이다.
"도심에 집을 지어서 공동화되지 않도록 하고 거기서 출퇴근을 하면 경제적 효과도 있다"며
"재건축을 하면 복잡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야 한다"(이 대통령, 2월 24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참여정부에서 재건축을 허용한다고 하기만 하면 집값이 뛰었던 것을 벌써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값에 연연하지 않고 건설경기를 일으키겠다는 뜻이다.
물론 한국은행은 80년대까지의 '굴욕의 추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저항은 그리 강하지도 오래 가지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낙 성장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과반수 당선된다면 물론 거칠 것 없이 성장으로 내달릴 것이다.
원화는 적어도 1200원선까지 떨어질 것이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이런 신호들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곧 한쪽 방향으로 정리될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부풀대로 부풀 모든 조건은 갖춰졌다. 한반도 대운하까지 확정되면 이 거품은 전국으로 확산할 것이다.
(현재는 금리를 동결 내지 소폭 인상해야 한다. 원화 역시 현재 수준에서 동결 내지 소폭 절상되는 것이 낫다. 이미 잔뜩 끼어 있는 거품을 서서히 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율과 금리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확보해야 정작 위기가 닥칠 때 긴급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런 정책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투기공격이 의심될 때는 조기에 충분한 양의 개입을 하고 바로 빠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