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사랑하고 여한 없이 불태우고 싶어

[포토에세이] 봄 햇살의 유혹

등록 2008.03.27 20:32수정 2008.03.27 20:3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야! 햇살이 유혹하네.”

 

차가운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봄 햇살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햇살이 귓가에 속삭이고 있다. 이렇게 좋은 날 혼자 있으면 손해라고 말한다. 누구라도 만나라고 권유한다. 만나면 즐겁고 인생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방안에 앉아 있을 수 없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마음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봄이 넘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은 화사하기만 하다. 언제 그렇게 피어났을까? 빨간 홍매화가 활짝 웃고 있다. 그 웃음이 어찌나 큰지 가슴에 꽉 차고도 남을 정도다. 붉은빛에서는 사랑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봄 기운을 먹고 솟구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a

홍매화 고운 ⓒ 정기상

▲ 홍매화 고운 ⓒ 정기상

‘멈출 수 없는 하나의 노래로 너에게 달려가겠다.’

 

이해인 수녀님의 노래가 떠오른다. 꽃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누구에겐가 달려가고 싶어진다.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달려가게 되면 그 대상이 누구일지라도 모두가 다 반갑게 맞이해줄 것만 같다. 달려와 준 것만으로 고마워서 마음을 활짝 열고 맞이해줄 것만 같다.

 

초록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수양버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유연한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살아있는 듯, 가지들이 손짓하고 있었다. 수양버들의 부드러움이 그대로 시선을 따라 온몸에 배어든다. 연록의 싱그러움이 온 세상을 푸르게 색칠하고 있다. 수양버들의 색깔의 은은함이 마음에 들어온다.

 

“아! 정녕 봄이로구나.”

 

어디를 보아도 봄이 넘쳐나고 있다. 봄기운은 생명력을 키운다. 봄의 기운을 받은 생명들은 모두가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고 있다. 그 기운이 어찌나 왕성하고 큰지, 바라보는 시선으로도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거기에다 햇살까지 더해지니, 더 바랄 것이 없다. 우주는 봄기운으로 꽉 차 있었다.

 

a

싱그러운 연록의 유혹 ⓒ 정기상

▲ 싱그러운 연록의 유혹 ⓒ 정기상

이 좋은 계절에 사랑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한단 말인가? 넘치는 흥으로 사랑을 하자. 사랑을 하게 되면 힘을 얻게 되고 삶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사랑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 바로 사랑이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여한 없이 불태워버리고 한다. 한줌의 재도 남기지 않고 타버리게 사랑하고 한다.

 

홍매화가 환하게 웃고 있어 마음이 따뜻해지고 초록의 수양버들이 흔들리고 있어 가벼워진다. 빨간 꽃처럼 사랑을 불태우고 싱그러운 연록으로 은은하게 이어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의 봄은 한 번뿐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좋은 계절에 여한 없이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2008.03.27 20:32 ⓒ 2008 OhmyNews
#유혹 #수양버들 #연록 #사랑 #열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섭지코지 한가운데 들어선 건물... 주민들이 잃어버린 풍경
  2. 2 김건희 문자, 여론조작 의혹으로 불똥? 이준석 "댓글팀 용어 신기"
  3. 3 '급발진'처럼 보였던 아버지의 교통사고, 알고 보니
  4. 4 '우천시' '중식' '심심한 사과' 논란, 문해력만 문제일까요?
  5. 5 월급 37만원, 이게 감사한 일이 되는 대한민국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