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봄꽃, 남도를 수놓다

봄의 전령사 벚꽃·진달래·개나리 피어... 눈이 황홀하고 귀가 흥겹네

등록 2008.03.28 10:58수정 2008.04.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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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였다면 벚꽃은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려주는 화신이다. 남도에는 지금 매화, 산수유꽃에 이어 개나리, 벚꽃이 피어 봄꽃 릴레이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지난 3월26일 광양시 광양여고 앞의 모습이다.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였다면 벚꽃은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려주는 화신이다. 남도에는 지금 매화, 산수유꽃에 이어 개나리, 벚꽃이 피어 봄꽃 릴레이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지난 3월26일 광양시 광양여고 앞의 모습이다. ⓒ 이돈삼


따스한 봄볕이 내려앉은 자리마다 봄꽃이, 말 그대로 흐드러져 향기가 넘실거린다. 가는 곳마다 눈이 즐겁고 마음까지 설렌다. 매화와 산수유꽃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도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꽃 릴레이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려주는 벚꽃이 남도의 거리를 수놓기 시작했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가장 빨리 핀 광양에 하얀 꽃 비의 화신이 찾아든 것.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였다면 벚꽃은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려주는 화신이다.


햇살 좋은 봄날 벚꽃 나들이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눈부신 꽃잎이 산들바람을 타고 눈이 되어 내리는 벚꽃길을 걷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꽃 잔치도 줄을 잇는다. 광양매화문화축제, 구례산수유축제에 이어 4월4일부터 이틀 동안은 구례 섬진강변에서, 5일부터 나흘 동안은 영암 월출산자락에서 각각 벚꽃길을 배경으로 벚꽃축제와 왕인문화축제를 펼친다. 바야흐로 벚꽃과 함께 남도의 4월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a  섬진강변 벚꽃길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강변 드라이브를 하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벚꽃길을 달릴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이다. 지난해 봄 벚꽃이 활짝 폈을 때 찍은 것이다.

섬진강변 벚꽃길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강변 드라이브를 하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벚꽃길을 달릴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이다. 지난해 봄 벚꽃이 활짝 폈을 때 찍은 것이다. ⓒ 김인호


구례 섬진강변 벚꽃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나 있다. 구례-광양-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변을 따라 양쪽으로 벚꽃이 활짝 피면 계절은 '한겨울'로 돌아간다. 마치 눈이라도 내리는 양 하얀 벚꽃이 하늘을 덮고, 그 아래로는 꽃잎들이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섬진강변벚꽃축제는 벚꽃이 만개하는 4월 4일과 5일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변에서 펼쳐진다. 강변 벚꽃길 걷기 외에도 패러글라이딩 비행, 택견 한마당, 좌도농악과 품바, 예술단 공연, 노래자랑 등이 볼거리로 준비된다. 압화 만들기, 전통한지공예, 맷돌 콩두부 만들기 등도 덤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a  영암 벚꽃길(왼쪽)과 섬진강변 벚꽃길(오른쪽)은 남도의 대표적인 '봄꽃길'이다. 눈부신 꽃잎이 산들바람을 타고 눈이 되어 내리는 벚꽃길을 지나는 것,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영암 벚꽃길(왼쪽)과 섬진강변 벚꽃길(오른쪽)은 남도의 대표적인 '봄꽃길'이다. 눈부신 꽃잎이 산들바람을 타고 눈이 되어 내리는 벚꽃길을 지나는 것,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 이돈삼


영암 월출산 서쪽 기슭 벚꽃길은 단연 최고의 벚꽃길이다. 영암읍에서부터 왕인박사유적지를 거쳐 세발낙지로 유명한 학산면 독천리까지 장장 20㎞를 지나는 동안 벚꽃이 이어진다. 이 길은 ‘100리 벚꽃길’이라 불린다. 벚꽃이 만개했을 때 이 길을 달리면 하얀 꽃 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4월5일부터 고대 선진문물을 일본에 전한 왕인박사의 상생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영암왕인문화축제를 연다. 테마퍼레이드 '왕인박사 일본 가오!', 왕인 학생 선발, 왕인 골든벨, 벚꽃길 건강걷기 등은 주제행사로 분류된다. 도전 천자문 250계단, 백제의상 스튜디오, 한지공예 등 왕인박사가 전한 문물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

꽃마차여행, 월출산 인공암벽 등반, 민속놀이, 짚풀공예, 다도 등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정동정호제, 갈곡들소리, 장부질노래, 쌍패농악 등 평소 보기 드문 영암의 전통민속공연도 풍성하다. 왕인예술단, 평양민족예술단, 한․중합동기예단, 서울국악관현악단, 마당극 공연 등도 볼거리다.


a  영암 ‘100리 벚꽃길’에 벚꽃이 만개하면 하얀 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4월5일부터 왕인박사를 기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를 연다.

영암 ‘100리 벚꽃길’에 벚꽃이 만개하면 하얀 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4월5일부터 왕인박사를 기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를 연다. ⓒ 이돈삼


보성 천봉산 대원사로 들어가는 6㎞의 길은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벚꽃터널’로 불린다. 이 길은 차를 타고 휭-하니 달려가는 것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벚꽃터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가는 길이다.

대원사는 그윽하게 잘 정돈된 느낌을 주는 절집이다. 빨간 뜨개질 모자를 쓰고 있는 동자상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대원사 입구에 티베트박물관도 있다. 대원사에 들렀다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보성 차밭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벚꽃길은 장성 백양사에서도 볼만 하다. 백양사 하면 새빨간 단풍이 압권인데, 대체 벚꽃도 있느냐며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사실 단풍이 너무 유명한 까닭에 벚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웬만한 벚꽃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백양사 벚꽃길은 매표소 앞 옛길 500m. 벚꽃길은 약간 굽어서 한 번에 다 볼 수 없지만 뻥 뚫린 신작로보다 이런 호젓한 길도 거닐기에 좋다. 벚나무 중엔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 아름드리 고목도 많다. 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은 고찰 백양사도 구경하고, 백양사 암자에 오르며 봄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순천시 송광면 조계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송광사 가는 길. 그 길 2㎞를 따라 양옆으로 늘어선 벚나무에서는 팝콘처럼 하얀 벚꽃을 피워낸다. 이 벚꽃길은 논밭과 어우러져 소박한 봄 분위기를 더 한다. 송광사 벚꽃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봄 분위기를 만끽하며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a  송광사로 들어가는 길에 만나는 벚꽃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꽃을 구경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분위기도 소박하다.

송광사로 들어가는 길에 만나는 벚꽃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꽃을 구경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분위기도 소박하다. ⓒ 이돈삼


a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리는 화신인 벚꽃이 남도의 거리를 수놓기 시작했다. 지난 3월26일 광양여고 앞에 활짝 핀 벚꽃을 보고 길 가던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봄이 충만해 있음을 알리는 화신인 벚꽃이 남도의 거리를 수놓기 시작했다. 지난 3월26일 광양여고 앞에 활짝 핀 벚꽃을 보고 길 가던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이돈삼

#벚꽃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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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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