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가수, 총선 출마 '무한도전'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김원종 후보, 튀는 선거운동으로 눈길

등록 2008.03.28 17:49수정 2008.03.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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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울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힙합가수 김원종 후보. 어르신 유권자를 만나 포응을 하며 자신을 알리고 있다.

서울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힙합가수 김원종 후보. 어르신 유권자를 만나 포응을 하며 자신을 알리고 있다. ⓒ 정수희



"젊은이들 정치 참여 촉구하려고 출마"

"저를 안 찍어도 좋으니 제발 투표는 꼭 하세요."

이번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자신을 찍기보다 투표를 하라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좀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후보자가 신정치 1번지 강남의 한복판에 나타났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힙합 가수 '디지'(26·본명 김원종). 국회마크가 달린 목걸이를 하고 20대와 30대 초반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김원종 후보가 28일 젊은이들이 많은 삼성동 코엑스에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김 후보는 다른 후보자와 달리 이번 국회의원 선거 출마 이유에 대해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투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한다.

본인을 포함해 3명의 선거운동원과 함께 선거운동을 펼치는 김 후보는 선거유세도 다른 후보자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좋아하는 랩으로 하고 있다.


김 후보는 "랩퍼가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것이 웃기는 것이 아니다. 전과가 있는 사람과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국회의원이 되려는 후보자들이 더 웃기는 것"이라며 "내 공약들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는 공약이기보다는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던지는 정책 제안"이라고 말했다.

a  김원종 후보의 선거유세 차량은 다른 후보자의 유세 차량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허름하다. 본인의 아이디어로 그린 그림과 엠프만이 선거유세 차량인 일반 트럭에 실려있다.

김원종 후보의 선거유세 차량은 다른 후보자의 유세 차량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허름하다. 본인의 아이디어로 그린 그림과 엠프만이 선거유세 차량인 일반 트럭에 실려있다. ⓒ 정수희


"종부세, 양도소득세 폐지는 말도 안돼"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M.B.2'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M은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고 B는 'Bravo Vote'로 불필요한 선거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다. 또 2는 국회의원 차량을 2000cc 이하로 해 국회의사당 출입을 가능하게 하고 경차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3명의 인원으로 선거운동을 펼치는 김 후보. 그러다 보니 다른 후보자들은 모두 후보자 현수막을 걸었지만 아직 후보자 현수막을 걸지 못하고 있다.

다른 후보는 2억 원이 넘는 법적 선거비용을 사용하지만 김 후보는 1500만 원의 기탁금을 제외한다면 1천만 이하에서 이번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선거비용은 자신의 음반판매 수익금으로 마련했다.

또 친구 아버지의 도움으로 허름한 선거 유세 차량을 마련했다. 그러나 금요일과 토요일만 사용하기로 해 제대로 차량 선거유세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선거유세 차량은 다른 후보자 유세차량과 비교하면 정말 형편없다. 후보자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어 나무판대기에 힙합 관련 그림을 그리고 엠프도 직접 설치했다.

김 후보는 "이번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억에 산 집이 지금 6억으로 올랐다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실효성이 없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원종 후보의 선거 포스터. 다른 후보와 달리 나비 넥타이에 국회의원 배지를 들고 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원종 후보의 선거 포스터. 다른 후보와 달리 나비 넥타이에 국회의원 배지를 들고 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 정수희


김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켜 본 어르신들은 특이한 후보자라며 한번 눈길을 주곤 하지만 아직은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많다.

역삼동에 거주하는 한 유권자는 "이상한 복장으로 선거운동을 해 누군가 해서 한번 쳐다봤는데 요즘 애들이라 그런지 선거운동도 남다르다"라며 "하지만 왠지 선거를 장난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젊은이들도 "힙합 가수가 출마한 것이 왠지 선거를 자신을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 같아 별로 좋게 안 보인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최연소 후보자로 튀는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원종 후보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에서 김 후보의 출마에 관심을 보이며 이들의 선거운동을 취재하고 있다. 힙합가수의 출마에 과연 강남 유권자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강남내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강남내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김원종 후보 #이색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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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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