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싱 루쉰고향의 비샤펑징위엔에 있는 수상무대
최종명
정원을 빠져 나와 루쉰고거 뒤편에 있는 비샤펑징위엔(笔下风情园)으로 갔다.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수상무대(水上戏台)가 나타난다. 물 위에 마련된 무대인데 누각 두 개가 나란히 서서 서로 자신의 모습을 더욱 멋지게 물 속에 드러내려고 자랑하듯 서 있다.
하나는 무대이고 하나는 관람석이니 공연이 열린다면 연못 속에 더 역동적인 자태를 드리우는 것은 아마도 무대가 있는 누각이 아닐까. 관람석 누각에는 위러궈(鱼乐国)라는 현판이 있으니 물고기도 즐거워하는 곳이라는 뜻일까.
수상무대 뒤편에 야릇하게 생긴 바위 하나가 묵직하게 박혀있다. 그 뒤로 반듯한 원형 문이 있고 그 위에 '반려(磐廬)'라는 글자가 써 있다. '너럭바위'와 '오두막집'이라 한자도 새겨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루쉰 어머니로부터 사들인 주랑시엔(朱阆仙)의 집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훈수팅(婚俗厅) 내에 결혼식 장면이 모형으로 제작돼 있다. 샤오싱 지방의 결혼풍습에 대해 적어두고 있다. 결혼식 때는 매작(媒酌)인 남녀 증인이 일어나서 인사를 한다. 신랑 측 증인을 '메이공(媒公)'이라 하고 신부 측을 '메이포(媒婆)'라 부른다.
또한, '정친(定亲)' 즉 혼사의 첫걸음이라 해 '두 집의 수준과 형편이 서로 맞는(门当户对)'다는 합초(合肖)를 하고 '부모의 명과 매작의 말을 준수'해야 한다고 대답하고 '팔(八)'자를 배열하기도 한다. 그런 다음 사주팔자(四柱八字)를 적은 첩(帖)을 서로 교환한 후 길상(吉祥)의 뜻으로 '십전과(十全果)'를 서로 보내면 혼사가 끝나는 것이다. 열 가지 종류나 되는 것이니 좋은 것은 다 있으리라. 여지(荔枝), 자포도(桂圆), 호두(核桃)、대추(红枣), 연밥(莲子), 잣(松子), 백자고(百子糕), 개암씨앗(榛子), 오동나무씨앗(桐子), 푸른콩(青豆) 등이다.
옆에 붙은 건물로 들어서니 항아리에 뉘얼저우(女儿酒)이라 적혀있다. 바로 화댜오저우(花雕酒)라고도 부르는 샤오싱의 유명한 황저우(黄酒)를 말한다. 항아리마다 꽃을 새겨 조각했는데 이것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