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반대... 새로운 진보가치 실현"

박찬욱, 김대승, 임순례, 심재명 등 영화인 165명 진보신당 지지선언

등록 2008.03.31 16:23수정 2008.03.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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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민세상 만드는 진보신당 창당대회

서민세상 만드는 진보신당 창당대회 ⓒ 임순혜

서민세상 만드는 진보신당 창당대회 ⓒ 임순혜

박찬욱, 김대승, 임순례, 심재명 등 영화인 165명이 31일 '평등, 평화, 생태, 연대'의 진보신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영화배우 김부선, 오지혜 영화감독 권칠인(싱글즈), 김경형(동갑내기 과외하기), 김대승(혈의누), 김태용(가족의 탄생), 박찬욱(올드보이), 변영주(발레교습소), 이해영(천하장사 마돈나), 임순례(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황철민(프락치) 감독과 제작자 심재명, 이은, 오기민, 김소영 영상원 교수,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대표적 영화인 162인이 참여했다.

 

a  지난 3월16일 창당대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당대표와 비례대표들

지난 3월16일 창당대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당대표와 비례대표들 ⓒ 임순혜

지난 3월16일 창당대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당대표와 비례대표들 ⓒ 임순혜

선언에 참여한 영화인들은 “노무현 정권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요”하고 “한미 FTA 체결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방식과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는 방식은 “신자유주의를 향해 온 국민을 내몰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개념도 원칙도 철학도 없이 그저 실용만 강조"된다고 비판하고, "완장을 차고 색깔 다른 이들을 색출, 추방하겠다며 협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한편 연일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무관용의 원칙’으로 국민을 다스리겠다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보험의 확대는 국가의료보험의 근간을 흔들어놓을 것이며,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민영화는 결국 자본의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어 서민 경제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또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였으나 “민주노동당은 시대의 변화를 외면”했다면서 “민주노동당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결과”인 진보신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영화인들은 진보신당이 “과거의 진보적 가치들과 더불어 새로운 진보의 가치들을 끌어안”아 “좀더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사업방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영화인들은 남은 총선운동 기간 동안 진보신당을 알리고, 앞으로 진보신당의 문화정책 개발과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들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들 ⓒ 임순혜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들 ⓒ 임순혜

다음은 영화인 165명의 진버신당 지지 선언문이다.

 

[선언문] '진보신당 연대회의를 지지합니다'

선진화와 실용의 기치를 세운 이명박 정권이 출범했습니다. 이제 불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 정권은 참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느닷없이 어뢴지라는 외래어 표기법 문제를 들고 나온 인수위와 장관 후보들의 허무맹랑한 농 짓거리로 비웃음을 샀습니다. 역사 수업마저 영어로 진행하겠다더니 이제는 영어 몰입 교육은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얘기합니다. 기관장 이름까지 거론하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까발리겠다며 서슬 푸른 칼날을 휘두르더니 이틀 후엔 거론된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숭례문 화제 국민성금 운운할 때부터 보았듯이 참으로 즉흥적이고 변화무쌍 합니다. 개념도 원칙도 철학도 없이 그저 실용만 강조됩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희화화된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완장을 차고 색깔 다른 이들을 색출, 추방하겠다며 협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한편 연일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무관용의 원칙’으로 국민을 다스리겠다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자행된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의 강제 해산 과정과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검거전담반’ 신설 의지를 통해 이것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이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법과 질서’란 대단히 선택적이고도 실용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을 우리는 삼성특검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특검이 시작되자 삼성은 그룹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공공연하게 자행했지만 이같은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 삼성은 어떠한 법적 제재도 받은 바 없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 의료, 전기, 통신, 철도, 수도, 가스 등을 선진화와 실용의 이름으로 민영화 할 것을 천명하였습니다. 이제 교육은 오직 대학 입시를 위한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민간보험의 확대는 국가의료보험의 근간을 흔들어놓을 것이며, 이는 국민 대다수인 서민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민영화 1순위로 꼽고 있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민영화는 결국 자본의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어 서민 경제를 더욱 압박할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공공부문의 민영화는 국민 대다수를 제외한 선택적 소수에게는 혜택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는 사회구조적인 차별과 갈등을 양산하게 될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로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의 거센 파도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더욱 노골화하며 온 세상을 뒤덮을 기세입니다. 국가기구와 자본과 언론이 합세하여 ‘자본의 자유’를 외쳐댑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자본의 자유, 이윤을 추구할 무한한 자유는 인간적 가치를 침해하고 억압하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사고하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행복과 이상을 추구할 인간적 가치들이 훼손되고 침해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치들이 국민 개개인에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묵과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을 통해 문화다양성의 원칙을 주장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의 문화 뿐 아니라 타문화에 대한 존중과 공존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라는 문제는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원칙은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무시되고 상대에 대한 설득 노력은 생략됩니다. 지난 노무현 정권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요하는 방식이 그러했고, 한미 FTA 체결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방식이 그러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무시와 국민에 대한 설득 포기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방식 역시 똑 닮아 있습니다. 사실 신자유주의를 향해 온 국민을 내몰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주저없이 달려 나가는 것과 두리번거리며 나아가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입니다.

많은 영화인들이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바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는 낡은 진보가 아닌 21세기 진보에 대한 새로운 고민의 결과였습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가 새로운 진보의 싹을 틔우는 길이 되길 바랬던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시대의 변화를 외면했습니다. 대중들과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길이 막혀 있습니다. 80년대식 낡은 가치에 묶여 진보의 재구성을 주저합니다. 평화주의적 관점에서 북한 핵무기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보편적이고 진보적 관점에서 풀어 나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구호뿐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아닌 진정으로 비정규직과 하나가 되는 연대전략을 실현시킬 노력이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생태주의와 소수자의 인권을 외면했습니다. 문화를 21세기 진보적 삶의 소중한 동력으로 바라보지 못 했습니다.

진보신당연대회의의 출발은 이같은 민주노동당으로부터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판단합니다. 과거로부터의 진보적 가치들과 더불어 새로운 진보의 가치들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진보신당연대회의가 내세운 평등, 생태, 평화, 연대의 가치는 서로 다른 별개의 내용을 병렬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합되어 새로운 삶과 실천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진보의 내용이어야 하며, 문화적 삶의 새로운 지평을 의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더 이상 과거의 운동방식만으론 대안적 정치세력이 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끌어안은 진보신당연대회의에는 좀 더 다양한 문화와 좀 더 다양한 사업 방식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영화인들의 진보신당연대회의에 대한 지지이유이자 요구이기도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작아 보이지만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맞서 단단하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영화인 명단(가나다순)

강석필(프로듀서), 강영훈(영화감독), 건명환(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조명지부 지부장), 고길수(프로듀서), 고미희(조감독), 고영범(시나리오작가), 공부성(조감독), 곽용수(독립영화 프로듀서), 구정아(프로듀서), 권은선(프로듀서), 권칠인(<싱글즈>감독), 권현준(독립영화 배급), 김경형(<동갑내기과외하기>감독), 김나현(마술피리 마케팅), 김대승(<혈의누>감독), 김도형(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지부 조직부장), 김동욱(조감독),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김만곤(시나리오작가), 김문성(시나리오작가), 김민오(미술감독), 김병일(촬영감독), 김부선(영화배우), 김부현(프로듀서), 김삼력(<아스라이>감독), 김선아(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성제(프로듀서), 김소연(프로듀서), 김소영(영상원 교수), 김수덕(영화사운드), 김숙(영화평론), 김시천(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사무국장), 김영(프로듀서), 김영덕(프로듀서), 김용언(판타스틱 기자), 김우형(촬영감독), 김유진(영화감독), 김유평(프로듀서), 김일안(영화제 스탭), 김재록(연기자), 김조광수(제작자), 김진영(올댓시네마 마케팅), 김태완(프로듀서), 김태용(<가족의탄생>감독), 김태은(<애인>감독), 김한상(독립영화 기획자), 김화범(독립영화 프로듀서), 김환태(다큐멘터리 감독), 남선호(<모두들 괜챦아요>감독), 남인영(영화평론가), 남태우(대구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노홍진(조감독), 도동준(영화정책), 류진옥(프로듀서), 류형진(영화정책), 맹수진(영화평론가), 모은영(영화평론가), 문선영(해외마케팅), 박광수(정동진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박근범(독립영화감독), 박동현(서울국제실험영화제 집행위원장), 박미경(프로듀서), 박민철(영화기술), 박영훈(<브라보마이라이프>감독), 박준일(조감독), 박찬욱(<올드보이>감독), 박현진(조감독), 박현철(조감독), 박혜경(반짝반짝 마케팅), 박흥식(<인어공주>감독), 배형준(<소년은 울지않는다>감독), 변영주(<발레교습소>감독), 봉만대(<신데렐라>감독), 부지영(<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감독), 서경(시나리오작가), 서봉성(조감독), 서수민(서울영상위원회), 서정욱(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지부 부지부장), 서종환(프로듀서), 손소영(프로듀서), 손영득(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표), 송명섭(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지부 부지부장), 손재곤(<달콤살벌한 연인>감독), 송준(평론가), 신동일(<나의 친구, 그의 아내>감독), 신혜은(프로듀서), 심재명(제작자), 안병호(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지부 부지부장), 안여진(프로듀서), 여미정(프로듀서), 오기민(제작자), 오민선(프로듀서), 오지혜(연기자), 원승환(독립영화 배급활동가), 유대현(조감독), 윤성호(<은하해방전선>감독), 윤수정(카피라이터), 윤지석(독립영화감독), 윤형각(스크린쿼터문화연대 조사통계팀장), 이규곤(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조합원), 이마리오(다큐멘터리 감독), 이무영(<휴머니스트>감독), 이민복(미술감독), 이상윤(영화기획), 이성국(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지부 지부장), 이성중(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용조합원), 이수정(시나리오 작가), 이영재(<내마음속의풍금>감독), 이용배(계원조형예술대학 교수), 이용연(시나리오 작가), 이용희(현장편집), 이우열(<소년감독>감독), 이원식(조감독), 이원우(독립영화감독), 이은(제작자), 이인옥(미술감독), 이정아(다르마 기획실장), 이지선(평론가), 이진구(조감독), 이진우(<팔월의일요일들>감독), 이하나(프로듀서), 이해영(<천하장사마돈나>감독), 이형주(미술감독), 이혜원(크로스필름), 임순례(<우리생애최고의순간>감독), 임우정(영화정책), 임원근(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조합원), 임창재(<하얀방>감독), 장성연(독립영화 프로듀서), 장철수(조감독), 장형윤(애니메이션 감독), 장희선(<고추말리기>감독), 정경록(독립영화 감독), 정동훈(조감독), 정석현(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촬영조합원), 정종훈(조감독), 정호현(다큐멘터리 감독), 조민호(<정글쥬스>감독), 조성봉(다큐멘터리 감독), 조성제(독립영화감독),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원희(영화감독), 주유신(영화평론가), 최금학(조감독), 최소원(독립영화 기획자), 최송길(강릉씨네마테크 대표), 최영재(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국장), 최은종(조감독), 최진성(<히치하이킹>감독), 최헌규(조감독), 최홍석(독립영화 프로듀서), 하성태(무비스트 기자), 하수민(미술감독), 한재덕(프로듀서), 한진(프로듀서), 현경림(프로듀서), 홍덕표(애니메이션 감독), 홍정혜(제작자), 홍태화(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조직국장), 홍형숙(다큐멘터리 감독), 홍효숙(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황동미(영화정책), 황선형(필름커미셔너), 황윤경(프로듀서), 황철민(<우리 쫑내자!>감독) 이상 총 165명

2008년 3월 31일

2008.03.31 16:23ⓒ 2008 OhmyNews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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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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