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후보가 일일찻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손효경 영화평론가]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 남짓 남은 지난 3월25일, 바람 부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은 조용했다. 마두역 근처 한명숙 통합민주당 후보의 사무실은 조용하나 부지런히 움직였고, 야전상황실 같은 긴박감이 느껴졌다.
여론조사는 시작부터 한명숙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를 발표했고, 최근 KBS 뉴스에서는 백성운 한나라당 후보와 14%포인트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애니골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장학기금을 위한 일일찻집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미 상대당 후보의 부인이 명함을 돌리며 한차례 둘러보고 간 길이다. 거리의 무관심과는 사뭇 다른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한 후보는 과거의 장관, 총리의 모습을 잊고 지역구민을 위한 일꾼으로 겸손하게 그들의 손을 잡았다.
"만나보니 총리까지 하신 분이 참 부드럽고 겸손하시네요. 그렇지만 지역을 위해 눈에 보이는 일을 해줬으면 해요. 제가 아이 엄마라서 보육문제에 관심이 많거든요." 아이를 데려온 젊은 엄마는 국정에 충실하기보다는 지역 사정에 밝은 일꾼을 원한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사실 한 후보는 부드럽고 고운 이미지와 달리, 독재정권 시절에는 온몸으로 저항하다 옥고까지 치렀고 대표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초대 여성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 참여정부에서 여성 최초의 국무총리를 지냈다.
또 자신이 맡았던 모든 일에 기대 이상의 신뢰를 쌓은 결과, 명실공히 우리나라의 여성정치인으로서 우뚝 서게 되었으니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주민에게 믿음을 주고, 도덕적이며 신뢰를 주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는 한 후보는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을 건강한 견제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을 똑똑한 구민들이 더 잘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산의 현안인 교육과 교통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한 후보는 영어 집중교육센터 건립, 방과후 학교의 전문성 강화, 집·도서관·학교 등 유비쿼터스형 미래학교 만들기 등을 약속했다. 또 지하철 3·5·9호선이 연결되는 백마, 대곡, 소사 철도노선을 연결하고, 버스·철도·지하철이 연결되는 풍산역에 종합환승센터를 건립해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후보는 오후 3시 일산 교외의 한 찜질방에 모습을 보였다. 70여명의 여성들이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난 듯 얼떨떨한 표정을 내보였다. 이들은 악수를 건네는 한 후보 뒤에서 "누구야?"하고 묻다가 총리까지 지낸 한 후보의 수더분함에 이내 호감을 보였다.
" 아시죠? 한명숙 후보입니다. 서민을 대변하며 성실하게 일하겠습니다."
화려한 언변도, 수사도 없는 한 후보의 소박한 인사말에서 평생 낮은 자세로 성실하게 살아온 한 후보의 힘이 느껴졌다.
[진수희 성동갑 한나라당 후보] "약속만 하지 않고 섬기며 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