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정몽준 측근들, 사과 아니라 정보캐러 찾아와"

성희롱 논란 관련 성명... "영상 보면 정 의원 해명 거짓인줄 바로 알아"

등록 2008.04.03 15:56수정 2008.04.0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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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9총선을 앞두고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오후 MBC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뒤 경영센터 건물을 나서고 있다.

4.9총선을 앞두고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오후 MBC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뒤 경영센터 건물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4.9총선을 앞두고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오후 MBC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뒤 경영센터 건물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MBC 여기자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위원장 박성제)는 정 의원에게 "국회의원직은 물론 국회의원 후보도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MBC노조는 3일 오후 성명을 내고 "성희롱에 거짓 해명까지, 정몽준씨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MBC노조는 "김 기자의 보고를 받은 담당 부장이 어제 저녁 정 의원 측근에게 정 의원과의 직접 통화를 요청했지만, 정 의원은 응하지 않았다"며 사건 이후 정 의원의 대응도 문제삼았다

 

노조에 따르면, 정 의원 대신 그의 특보와 보좌관 등 3명이 2일 밤 MBC를 찾아왔고, MBC보도제작국장은 정 의원의 공식사과를 요청했으나, 이들은 "유세장에서 인파에 밀려 의도하지 않게 손이 살짝 닿았다"고 사실관계를 부인했다.

 

노조는 "이들은 이 자리에서 MBC측이 촬영한 화면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사실상 사과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보를 캐러 온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기자, 모욕감과 성적수치심 느껴"

 

a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MBC 여기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서 사과를 하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MBC 여기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서 사과를 하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MBC 여기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서 사과를 하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노조는 당시 상황도 자세하게 전했다.

 

김 기자가 MBC 소속임을 밝힌 뒤 "오세훈 (서울)시장은 뉴타운 추가 지정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어떻게 된 거냐"고 즉석 인터뷰를 요청하자, 정 의원이 '그런 건 다음에 얘기합시다'라며 말을 끊은 뒤, 왼쪽 손으로 김 기자의 오른 쪽 뺨을 짧게 쓰다듬으며 두 번 툭툭 쳤다는 것.

 

김 기자는 기가 막혀 어이없이 웃었고, 즉각 "의원님, 이건 성희롱입니다"라고 항의했다.

 

노조는 "김 기자는 '당시 심한 모욕감을 느꼈고, 성적 수치심도 느꼈다'고 말했다"면서 "여성의 얼굴에 함부로 손을 댄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자 심각한 모욕 행위"라고 밝혔다.

 

노조는 "한나라당은 이미 최연희 의원 사건 등 자당 소속 의원의 성희롱 사건을 감싸주다 비난받은 전력이 있다"면서 "만약 정 의원의 성희롱 행위와 거짓 해명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를 감싼다면, MBC 구성원들은 물론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MBC노조의 한 관계자는 "영상화면을 확인했다"면서 "자세하게 밝히지 않겠지만, 화면을 보면 정 의원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MBC기자회도 정 의원 직접사과 요구... "기자를 자기 집 머슴 대하듯"

 

MBC기자회(회장 유재용)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정 의원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기자회는 "언론인으로서 또한 여성으로서 김 기자는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정 후보측이 거짓 보도자료를 내며 사태를 호도하려 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김 기자에게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왼팔로 김 기자의 어깨를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얼굴에 손이 닿았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다.

 

기자회는 "특히 이번 사태에는 정 후보의 비뚤어진 언론관과 여성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며 "기자를 자기 집 머슴 대하듯 한 정 후보의 이번 행태는 김 기자 개인 뿐 아니라 MBC 기자회, 나아가 대한민국 언론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정주부이자 학부모인 김 기자의 얼굴을 공공장소에서 아무렇지 않게 만진 행위는 정 후보가 여성을 어떤 시각으로 대하고 있는지 짐작케 하고, 그 인간성마저 의심케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이 더 이상 비겁한 변명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직접 나서서 김 기자 본인과 MBC구성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또 앞으로 언론을 무시하는 이같은 언행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2008.04.03 15:56ⓒ 2008 OhmyNews
#정몽준 #성희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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