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만 가면 안정 과반, 고마울 따름"

'죽다 살아난' 청와대, 총선 이후 준비?

등록 2008.04.08 10:43수정 2008.04.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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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유권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그렇게 했는데도 (안정적) 과반 의석이라니..."

 

청와대에 뒤늦은 '봄'이 오고 있다. 총선 결과에 대해선 입에 담기조차 꺼려하던 청와대 사람들의 얼굴에 잔잔한 웃음꽃이 피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9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이른바 '안정적 과반 의석'(168석)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여당의 안정적 과반 의석 확보는 국회 전 상임위원회에서의 다수를 의미하고, 이는 다시 이명박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으로 이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왔던 "정치적 안정"이 달성되는 순간이다.

 

안정 과반 의석!... 총선 이후를 준비하는 이 대통령

 

청와대 사람들이 총선 얘기를 회피했던 표면적 이유는 선거 개입 논란 때문이지만, 그 내면에는 과반 의석조차 어려운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대선 직후만 해도 4개월의 간격을 두고 열리는 총선에서 개헌선인 200석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어렌지' 파문 등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된 정책혼선과 독선, '고소영.강부자' 내각 인선 파동, 파벌.권력 투쟁으로 추락한 공천 갈등으로 민심이 급속히 이반되면서 지지율은 절반으로 곤두박질 쳤다.

 

총선을 이틀 앞둔 7일 청와대 한 관계자는 "아직도 과반이 쉽게 될 것이라고 마음놓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을 지지해주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돌발적인 대형 변수 없이 이대로만 간다면 안정적 과반 의석은 충분히 가능한 것 아니냐"며 밝게 웃었다.

 

선거운동 초반 힘을 받았던 야권의 '견제론'이 이달 초를 기점으로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야권이 대안세력으로서의 자리 매김에 실패한 것이다. 이는 오히려 새 정권의 안정론을 부활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 청와대측은 지역구 245곳 가운데 한나라당이 115∼120곳은 우세, 70여곳은 열세로 보고 있다. 또 50여곳의 접전지 중 절반 정도를 이기고, 여기에 비례대표(27∼29석 추산)까지 추가하면 충분히 170석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총선 이후 힘이 실릴 국정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규제완화, 경제 살리기 등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정책 구상을 어떻게 완성하고 집행할 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들어 (규제 완화 등의) 변화를 해야 할 테니까, 빠르게 당정협의를 해서 (관련) 법안을 제출하도록 해야 된다"고 전광우 위원장을 독려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총선 후에도 '탈 여의도 정치'?

 

그렇다고 청와대 사람들이 마냥 즐거워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설사 한나라당이 안정적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보였던 극단적 여야 대립 양상으로는 정부 정책이 한발짝도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이 소수 여당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식의 호소는 통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여야 협력의 틀을 만들어 낼 지가 관건이지만, '탈 여의도 정치'를 외치고 있는 이 대통령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한나라당 공천 후유증도 문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총선 기간 지원유세를 거부함으로써 당 안팎으로 확고한 '비 이명박' 전선을 형성했다. 청와대측은 총선 성적표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의 세력화를 무산시킬 수도, 또는 증대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확실한 안정 과반을 얻으면 당 밖에 있는 친박세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지만, 과반 혹은 과반에 턱걸이를 하게 되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국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방문으로 인한 관권선거 논란이 막판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08.04.08 10:43 ⓒ 2008 OhmyNews
#이명박 대통령 #4.9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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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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