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뉴라이트에 석패

[도봉갑] 침묵에 빠진 사무실... 김 후보 나오기만 기다려

등록 2008.04.09 23:11수정 2008.04.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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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밤 9시 20분 도봉구 창동의 김근태 후보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이 개표 상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9일 밤 9시 20분 도봉구 창동의 김근태 후보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이 개표 상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경태
9일 밤 9시 20분 도봉구 창동의 김근태 후보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이 개표 상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 이경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도봉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9일 당선이 확정되자 부인 임혜령(오른쪽)씨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도봉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9일 당선이 확정되자 부인 임혜령(오른쪽)씨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정원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도봉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9일 당선이 확정되자 부인 임혜령(오른쪽)씨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정원

 

'민주화 운동의 대부' 김근태가 졌다.

 

9일 밤 9시 20분 서울 도봉구 창동 김근태 후보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긴 한숨을 토해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수고하셨다"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처음에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MBC-KBS의 출구조사 결과는 7% 앞섰지만 계속 몇 백여표 차이의 접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피를 말리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피 말리던 시간은 단 세 시간이었다.

 

김 후보의 사무실 개표상황판에 적힌 최종 숫자는 명백히 김 후보의 패배를 예고했다.

 

잠정결과이긴 했지만 통합민주당 김근태 후보가 총 28,771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자가 29,787표를 얻어 김 후보가 1,016표 차로 석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비록 자동분류기가 계산하지 못해 수작업을 거쳐야 할 미분류표가 약 5500표 가까이 됐지만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미분류표는 계산해 봐도 대세에 따라갈 것"이라며 "이제 끝났다"고 읇조렸다.

 

그의 예측대로 현재 밤 10시 55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7%의 상황에서 김 후보는 총 29,557표(45.79%)를 얻어 총 30,258표(47.63%)를 얻은 신 후보에게 밀려 패배가 확실해졌다.

 

사무실들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은 곧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군데 군데 사무실 밖 계단에서 지인들과 통화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눈에 띄였다.

 

김 후보는 끝내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를 기다리던 일부 지지자들도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떴다. 김 후보의 모습을 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도 철수하기 시작했다. 곧 사무실은 고요해졌다.

 

패인을 묻자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고개를 저으며 답변을 피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오늘은 제발 봐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표율 때문 아니겠냐"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도봉갑 지역 투표율은 46.1%에 머물렀다. 그는"투표율이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2008.04.09 23:11ⓒ 2008 OhmyNews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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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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