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쌀 권리를 보장하라"는 학생과 교사들의 요구를 학교법인 충암학원과 서울시교육청은 언제까지 외면할까.
윤영훈
"재단의 편법운영및 회계비리와 이를 지켜만 본 교육청이 '충암 잔혹사'를 키웠다."서울 충암고 교사들은 현재 충암학원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지난 달 충암고의 '비리' 이사장이 다시 돌아왔다. 이아무개 이사장은 지난 1999년 학교 난방공사비 3억5000만원을 가로채 유죄를 선고 받았고 지난 2000년에는 조카 병역비리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전교조 충암중·고 연합분회가 지난 2002년에 내놓은 '1997~2001학년도 충암중·고등학교 회계 분석 자료'를 살펴보자.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2번 정도 화장실 칸막이 공사와 보수공사를 했으며 매년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모두 1억4500여만원을 학교 화장실 보수에 썼다고 되어 있다. 홍기복 교사는 "이 정도라면 분명 호텔급의 화장실 정도로 청결하고 좋은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4년 동안 분필과 칠판지우개를 사는 데 각각 3300만원과 4천600만원을 지출했다고 되어 있다. 당시 조달청 가격으로 분필과 칠판지우개 개수를 따지면 한 학급에서 분필을 1768개나 쓰고 칠판지우개는 1000개나 썼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시험지 값, 행정실 쓰레기 봉투, 전화기 응접세트 행사비, 도서구입비 등을 구입하지 않은 물품을 샀다고 하거나 양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전교조 충암중·고 연합분회는 주장하고 있다. 매점임대 수입료와 동창회 야구부 지원금 등은 아예 없었다.
1996년 충암고는 교직원을 동원해 충암스포츠센터 회원을 모집하고 1억3000만원을 유용,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를 통해 기관 경고를 받았다. 이런 일로 이사장은 물러났지만 자신의 아내, 둘째 아들, 큰 딸로 이사장직은 대물림됐다. 그 기간에도 법적 지위도 없이 '학원장'이나 '명예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이사장을 돕는다"며 거의 전권을 행사했다고 전교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학교 이름으로 등록된 7000만원짜리 외제차를 자신이 쓰면서 행정실 직원을 운전사로 부리기도 했다는 것.
지난 2006년 서울교육청 국정감사에서도 ▲ 매점 임대료와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의 회계 누락 ▲ 이사장 친척과 친구의 '끼리끼리' 이사진 등이 지적됐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할 수 있다"고 했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교사들의 문제제기로 지난 2월에야 '전 이사장의 학교운영금지, 전 이사장의 법인차량 사용금지' 등의 시정지시를 했다. 그래도 시설환경에 대한 민원에 대해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했다.
김행수 전교조 사립위원회 사무국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무관심한 서울교육청은 공범이 아니면 방조범"이라고 비판하며 "이제는 정말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