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1급을 앓고 있는 재영(13)이는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교육희망 안옥수
뇌병변 1급을 앓고 있는 재영(13)이는 아침마다 들뜬다. 학교를 가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서초구에서 재영이가 다니는 삼육재활학교가 있는 동작구까지 왔다갔다 2시간가량 걸리지만 상관없다. 친구들도 만나고 공부도 할 수 있다.
재영이 어머니 이진희(45)씨가 장애인콜택시비로 한 달에 35만~40만원이나 들이면서 아이를 등하교시키는 가장 큰 이유다. 학교가 사립인 까닭에 재영이는 교통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진희씨는 "아침에 함께 준비하면 재영이 눈이 반짝반짝 빛나요, 힘들지만 학교에 다닌다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까지만 재영이의 눈이 반짝반짝거릴까 봐 마음이 아프다. 내년에 학교가 경기도 광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지체부자유장애특수학교, 서울에 단 5곳뿐현재 중증지체장애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특수학교인 삼육재활학교를 부속교육기관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삼육법인은 서울본교를 경기도 광주 분교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아무개 학교장은 "내년이 될지 어떨지는 최종 확정된 것이 없지만 1993년 경기도 광주로 대부분 이전하면서 남아있던 서울학교도 이전하는 것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전동의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육재활학교의 유치부 1학급, 초등부 6년 1학급씩 모두 6학급, 순회교육 3학급 등 총 10학급 모두 39명이 당장 내년부터 학교에 다니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
엄해경 삼육재활학교 서울부모회 회장은 "학교가 부득이하게 이전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해가 안 되고 화가 나는 건 학교가 이사한다고 아이들이 더 이상 다닐 학교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아무런 대책 없이 학교가 없어지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지체부자유장애특수학교는 5곳 뿐이다. 한강 북쪽에 3곳, 남쪽에 2곳가 있다. 20곳인 정신장애특수학교와 4배나 차이가 난다. 삼육재활학교가 이전하면 4곳만 남게 된다.
삼육재활학교만 봐도 서초구·관악구·강서구 등 8개구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 다닌다. 바꿔 말하면 8개나 되는 구 권역에 지체부자유장애특수학교가 단 한 개도 없다는 얘기다. 학부모들은 강북 쪽에 있는 연세재활학교와 한국우진학교에 전학을 알아봤지만 정원이 다 찼다는 이유로 거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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