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정씨 정치권에 좋은 평가 아니라는 것 알았다"

창조한국당 "사법기관 판단때까지 출당조치 유보"

등록 2008.04.18 11:23수정 2008.04.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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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열린 대국민 호소문 발표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열린 대국민 호소문 발표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열린 대국민 호소문 발표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심사 과정에서 이한정 당선자에 대한 정치권의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그를 공천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김동민 창조한국당 공보특보는 18일 오후 "정치권에서 이 당선자에 대해 좋은 평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 당선자가 접수 막바지에 접수시켰고,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별다른 검증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창조한국당 관계자는 또 "당시 당 지지도가 낮은 상태였기 때문에, 비례대표 2번까지 당선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한정, 사퇴권고 거부"

 

김 특보는 이에 앞서 창조한국당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당선자가 당의 사퇴권고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사법기관의 판단 등 다른 상황이 나올 때까지 출당조치 등은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특보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당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광주일고 재학여부와 관련해 "2학년까지 다니다 중퇴했으며, 1960년대에 불이나서 자료가 소실된 것 같다. 함께 다녔던 친구중에서 인우보증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학력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일부 경력이 허위였음은 인정했다.

 

김 특보는 또 '사퇴권고까지 해놓고 출당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 상임위원회가 본인이 소명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가혹한 처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의원(당선자)로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당선자가 비례대표 2번 후보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서는 "통합민주당 소속 현직의원이 추천이 있기는 했으나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고, 본인이 낸 서류를 기준으로 판단했다"면서 "이 당선자는 기탁금 1500만원과 접수비 50만원, 특별당비 450만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문국현 "우리 당이 검증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문국현 당 대표는 이날 이 당선자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검증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또 "그 분 공천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총선 기간 계속 지역구 선거하느라 내용을 잘 몰랐지만, 대표로서 책임은 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창조한국당이 전한 이 당선자의 소명내용

 

1. 광주제일고 관련

■ 창조한국당이 광주제일고에 조회한 결과 입학․재학․졸업 사실과 관련한 기록이 일체 없다는 공문을 확인하였다. 어떤 이유로 당에 제출한 서류와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광주제일고를 넣었는가?

∙ 광주일고에 재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고교 2년을 다니고 중퇴했다. 1960년대에 광주일고에서 불이난 적이 있는데 그 때 자료가 소실된 것 같다. 광주일고 재학 사실에 대해서는 그 때 함께 다녔던 친구 중에서 인우보증서를 준비중이라고 밝힘.

 

2. 연변대학 졸업증명서의 진위 여부

∙ 연변대학 정치학과 졸업 사실 없으며, 동 대학 평생교육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고 밝힘.

 

3. 수원대학교 경영학 석사 취소건

∙ 수원대학교 석사학위 취소를 번복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힘.

 

4. 국가 균형발전위 상임위원 관련

∙ 국가 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 자문위원, 역임한 바 없음을 인정 함.

∙ 열린우리당 정책위 부의장으로서 당정협의 차원에서 몇차례 회의에 출석한 바 있음.

∙ 국가 균형발전위 상임위원 경력 기재는 서류를 준비할 때 여직원의 착오와 실수가 있었다고 밝힘.

 

5. 광주 5.18 부상자 동지회 상임고문 관련

∙ 광주 5.18 부상자 동지회 상임고문직으로 공식적으로 활동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함.

∙ 광주 5.18 부상자 동지회에 89~92년까지 장학금 제공 등의 지원활동을 수행했다. 위촉장은 없지만 비상근 고문이었다고 해명.

 

6. 연합뉴스에 보도된 사진 합성 등의 건

∙ 실제 찍은 사진이 아닌 합성 사진이라는 것을 본인 인정

∙ 사진합성이 이루어진 뒤에 알았고,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

 

7.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와 당에 제출한 이력서의 상위(相違)

∙ 착오를 발견하고 시정한 것으로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와 당에 제출한 이력서의 상위(相違)를 인정

 

8. 전과 기록 사실 관련

∙ 30여년 전의 전과 사실과 실형받은 것은 모두 사실이나 2002년에 사면 복권되었다고 주장(서류상의 사면복권 사실을 입증하지는 않음)

∙ 2002년의 고교졸업장 위조건으로 받은 실형 받은 사실은 자기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실형 사실을 인정 함.

∙ 범죄경력확인서의 전과 기록의 누락에 대해서는 강남경찰서에 가서 서류를 떼었을 때 그렇게 나온 것이며 왜 그렇게 나온 건지는 모르겠다고 밝힘.

 

9. 창조한국당의 사퇴 권유에 대한 입장

∙ 못하겠다.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법정에서 가려내겠다.

∙ 검찰조사를 통과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의정활동을 수행하겠다.

 

광주일고 "다른 자료 다 있지만, 이한정 자료는 없다"

 

광주일고에 화재때문에 자료가 없다는 주장과 관련해 광주일고쪽은 "이 당선자가 입학해서 그만뒀다는 1965년과 1966년의 모든 자료가 다 있지만, 이한정씨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상임위원과 광주 5·18부상자 동지회 상임고문 경력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하는 등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출당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특보는 "선거법에서 당선무효 대상은 경력위조 아니라 학력위조"라면서 "당 상임위원회는 이 부분도 전혀 근거가 없는게 아니라 과장된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타당들 이벤트성으로 비례대표 1, 3번에 여성 내세운 것 아닌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한정 당선자가 어떤 과정으로 추천됐느냐는데 질문이 집중됐다. 창조한국당은 이에 대해 "본인이 낸 서류만으로 판단했고, 그가 늦게 지원했고 선거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한 문답은 창조한국당이 비례대표 홀수순번을 여성에게 배정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데까지 이어졌다. 더우기 창조한국당은 외국인 여성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의미로 필리핀 출신인 헤르난데즈 주디스 알레그레씨를 비례대표 후보로 강조했었다. 문 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총선 과정에서는 쥬디스씨를 강조했었는데, 왜 정작 검증도 안된 이한정씨를 내세운 것이냐"는 질문에 김동민 특보는 "그가 어느 정도 대표성을 가질 수 있겠나, 또 만족할 만한 의정활동을 할수 있겠는가에 대한 당내 이견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1번으로 내세우겠다고 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석수 대변인은 "다른 당들 이벤트성으로 비례대표 1, 3번에 여성후보를 내세운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홀수순번에 대한 여성배정은 선거법상 권고규정으로, 엄밀히 따지면 창조한국당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창조한국당과 친박연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창조한국당은 이 당선자가 당에 낸 이력서 등 관련자료 공개요구도 "개인신상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했으나, 한 당직자는 "왜 공개를 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왔다.

2008.04.18 11:23ⓒ 2008 OhmyNews
#이한정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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