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자연과 인간이 만든 신비

고금당에서 은수사까지

등록 2008.04.23 18:05수정 2008.04.25 08:28
0
원고료로 응원
아득한 옛날, 자식과 함께 살던 한 쌍의 신선이 승천할 때가 되자 사람들이 보고 부정 타지 않도록 한밤중에 떠나기로 하였다. 그런데 여신이 밤을 무서워해 새벽에 승천하려다 일찍 물 길러온 동네 아낙에게 들켰다. 여신의 말을 듣다가 승천을 못하게 된 것에 화가 난 남신이 여신으로부터 두 자식을 빼앗아 그 자리에서 바위산이 되었다.

입으로 전해지는 전설이지만 진안군청(http://www.jinan.jeonbuk.kr) 관광문화란에 소개된 대로 마이산을 진안읍 방향에서 보면 아빠봉에는 새끼봉이 두개 붙어있고 엄마봉은 반대편으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속죄를 하는 모습이다.


a

묘하게 생긴 바위 남부주차장 입구에서 만나는 바위산 ⓒ 변종만


마이산은 암마이봉과 수마이봉이 말의 귀를 닮은 형상으로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자연의 신비만큼이나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많다. 남부주차장 입구부터 움푹움푹 파여진 묘하게 생긴 바위산을 만나 이곳이 국가지정 명승지(제12호)임을 실감한다. 봄철에는 탑사까지 이어지는 벚꽃 길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데 한몫을 한다.

확대 ( 1 / 6 )
ⓒ 변종만

일주문에서 가까운 곳에 고금당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정표를 끼고 좌측으로 들어서면 한가로운 산길이 이어진다. 고금당이 가까워질수록 가파르지만 마이산과 금당사가 눈앞에 펼쳐져 한 번쯤은 올라가 볼만하다.

쓰러져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고금당은 원래 금당사가 자리 잡고 있었던 터였다. 고려 말의 고승으로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선사의 수도처인 자연암굴이 있어 나옹암이라고도 한다. 바로 뒤편에 있는 부도탑 주변에서 활짝 꽃을 피운 진달래가 고금당의 금색을 더 빛나게 한다.

확대 ( 1 / 12 )
ⓒ 변종만

고금당에서 내려와 상가를 지나면 바로 왼쪽에 금산사의 말사로 1675년 이곳에 세워졌다는 금당사가 있다. 금당사괘불탱(보물 제1266호), 금당사목불좌상(전북유형문화재 제18호), 금당사석탑(전북문화재자료 제122호) 등의 문화유물이 있다. 

마이산과 탑사를 오가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소리 때문에 금당사에서 산속 깊은 작은 사찰의 조용한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대웅전, 극락전, 삼성각, 요사 등이 있는데 금색이던 대웅전의 내부와 외부를 알록달록 아름답게 채색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a

탑영호 마이산이 가깝게 보이는 탑영호 ⓒ 변종만


확대 ( 1 / 19 )
ⓒ 변종만

금당사에서 탑사까지 마이산을 바라보고 걷는 길도 산책코스로 좋다. 수면 위로 마이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작은 호수 탑영호는 쉼터로 제격이다. 마이산의 탑사를 처음 찾은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석탑들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이산이 자연이 만든 신비라면 음양오행과 팔진도법에 맞춰 축조하고 배열했다는 천지탑과 석탑들은 인간이 만든 신비로움 그 자체다.

모두 이갑룡 처사가 중생의 죄를 대신하기 위하여 30여 년의 세월을 정성으로 쌓아올린 탑이다. 유교, 도교, 불교를 삼합하고 중생제도를 위한 이갑룡 처사의 기도 장소였던 탑사는 마이산의 돌탑무리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태고종단에 소속되어 있다.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위엄이 느껴지게 하는 마이산 탑군(전북지방기념물 제35호)의 주탑은 천지탑이다. 남북으로 2기가 축조되어 있는 높이 13.5m의 천지탑은 부부탑으로 마이산 탑군을 내려다보고 있다. 탑사 아래 삼불 미륵단에는 1900년 초에 이갑룡 처사가 직접 조각하여 법당에 모시고 기도했다는 미륵부처님이 있다.

작던 크던 돌탑을 발견하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돌 하나 주워 올려놓고 가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탑의 붕괴를 막기 위해 탑에 돌을 올리지 못하게 한다.

확대 ( 1 / 11 )
ⓒ 변종만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산위로 올라가면 상원사, 정명암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조계종단 소속의 은수사를 만난다. 이곳의 물을 마신 태조가 물이 은같이 맑다고 말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은수사 경내에 20여 그루의 마이산 줄사철군락(천연기념물 380호)과 이성계가 심었다는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제386호)가 있다.

산신당 뒤편에 마이산신제단이 있다. 앞에 서있는 안내판의 글에 의하면 마이산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 왕조 창업의 천명을 받은 상서로운 영산이고 이곳 제단은 태종 13년(1413년) 임금이 남행하여 국행제를 올린 역사적인 장소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보이와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통안내]
1. 호남고속도로 전주IC - 전주역 지나면서 좌회전 - 26번국도 - 화심온천 - 신정리 - 연장리 - 진안 - 마이산
2.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IC - 장수방면 19번 국도 - 장계 - 진안방면 26번 국도 - 진안 노인병원 - 마이교 - 북부매표소 - 마이산
3. 호남고속도로 - 익산JC - 익산포항고속도로 - 진안IC - 30번 지방도 - 화전삼거리 우회전 - 남부매표소 - 마이산

[관람료]
일반 2000원, 군인 및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비]
승용차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보이와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통안내]
1. 호남고속도로 전주IC - 전주역 지나면서 좌회전 - 26번국도 - 화심온천 - 신정리 - 연장리 - 진안 - 마이산
2.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IC - 장수방면 19번 국도 - 장계 - 진안방면 26번 국도 - 진안 노인병원 - 마이교 - 북부매표소 - 마이산
3. 호남고속도로 - 익산JC - 익산포항고속도로 - 진안IC - 30번 지방도 - 화전삼거리 우회전 - 남부매표소 - 마이산

[관람료]
일반 2000원, 군인 및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비]
승용차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고금당 #마이산 #금당사 #탑사 #은수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일상은 물론 전국의 문화재와 관광지에 관한 사진과 여행기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5. 5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