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분식 외관 야간에 찍은 모습
윤인영
분식집 앞을 지날 때 마다 만두를 찌어 내느라 생기는 김이 입구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이 삼성분식의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는 밝은 주황색 간판을 달아 눈에 잘 띄는 편이지만 예전에는 변변한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 주황색 간판만이 20여 년간 구리 시장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삼성 분식의 유일한 변화다. 이사나 확장 한번 없었고 그 맛은 물론 이거니와 낯익은 종업원 아주머니들, 그리고 놀랍게도 가격 역시 20년 동안 한결 같았다.
본래 메뉴판에는 김밥과 만두·오뎅만 있었다. 다른 메뉴들은 얼마 전부터 새로 생겨난 메뉴들이다. 예전부터 팔아온 김밥·만두·오뎅의 가격은 1000원으로 변함이 없다.
원자재와 곡물 값의 폭등으로 거의 모든 음식점들이 몇백원이라도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추세라 20여 년 간 똑같았던 가격이 드디어 올랐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대로였다. 항상 궁금하게 생각해오던 터라 지난 22일 왜 가격을 올리지 않는지 종업원 아주머니께 여쭤봤다.
"학생들 때문이지 뭐…. 손님 중에 어른들도 있지만, 학생들이 더 많이 찾거든.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어. 우리 사장님이 더 안 받으려고 해."얼굴은 자주 뵈었지만 직접 얘기를 해본 적은 없는 지라 이번 기회에 사장님께 궁금한 것을 여쭤보려고 했다. 하지만 워낙에 바쁘신 분이고 요즘에는 특히 가게에 잘 못 나오신다는 대답을 들었다.
싼 가격에 남는 것 없이 학생들 생각하는 마음에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사장님 이야기를 계속 하시는 종업원 아주머니들의 말투에서 그 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가게를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도 그 분의 소박하고 따뜻한 경영철학이 있기 때문이었고 그런 분의 손에서 만들어진 음식이기에 그렇게 맛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김밥, 그 맛의 비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