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수석, 미국 유학시절 강남 빌딩 변칙 증여 의혹

[단독] 종합소득 2억3천에 5천만원 납세... 청와대 "그동안 법적 근거 없어 자료공개 못해"

등록 2008.04.28 19:00수정 2008.05.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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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8일 밤 10시 20분]

 

a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가지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ㅅ' 빌딩. 4층 건물로 1층에 유명뷰티샵 등이 입주해 있다.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가지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ㅅ' 빌딩. 4층 건물로 1층에 유명뷰티샵 등이 입주해 있다. ⓒ 선대식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가지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ㅅ' 빌딩. 4층 건물로 1층에 유명뷰티샵 등이 입주해 있다. ⓒ 선대식

위장전입 등 부동산 투기의혹이 불거진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소유하고 있는 빌딩도 미국 유학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소득도 없는 학생 신분이었던 곽 수석이 이 빌딩의 증여세를 어떻게 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증여세를 적게 내기 위해서 변칙적으로 재산을 증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곽 수석은 또 이 빌딩에서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빌딩은 최근 1~2년 새 가격이 크게 올라 3.3㎡(1평)당 1억원이 넘고 있기 때문에 시가는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곽 수석은 빌딩 지분의 절반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공직자 재산공개 때 47억원이라고 신고했다.

 

이에 청와대쪽은 이날 곽 수석의 납세 관련 서류를 공개하며, 편법증여 등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국정기획실 관계자는 "90년 증여세 납부 여부는 서류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2003년엔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하는 등 세금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빌딩 임대수익에 대한 납세 여부에 대해서도, 납세 실적 증명서를 공개하면서 "이상 없다"고 밝혔다.

 

90년 미국유학생이던 곽 수석, 강남 빌딩지분 받아

 

28일 <오마이뉴스>가 곽 수석이 공개한 재산목록과 건물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한 결과, 곽 수석은 아버지인 곽삼영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664-8번지에 4층 건물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건물 대지는 509.40㎡이며 건물 면적은 1177.12㎡다. 지난 82년에 이곳 땅을 사들인 곽삼영씨는 87년 7월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이 건물을 지었다.

 

이후 곽씨는 90년 4월 23일 장남인 곽승준 수석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건물 지분 가운데 10분의 3을 증여했다. 이 당시 곽 수석은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유학 중이었다. 곽 수석은 84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91년까지 미국에 머물렀다.

 

83년 8월 대학교 3학년 시절,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아 성남시 금토동 일대에 위장전입해 땅을 샀던 곽 수석이 이번엔 미국 유학시절에 강남 빌딩을 증여받은 것이다. 이후 곽씨는 지난 2003년 9월 25일 곽 수석에게 자신의 건물 지분 가운데 10분의 2를 다시 증여했다.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89년부터 90년에 걸쳐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굉장히 심했던 때"라며 "소득도 없는 유학생이 서울 강남의 빌딩을 증여받고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3년 역시 강남 부동산 값이 폭등해 정부에서 10·29 대책을 내놓을 정도였다"면서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나눠서 아들에게 변칙적으로 재산을 물려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쪽은 변칙 증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실 관계자는 "지난 2003년 건물 증여에 대한 세금 2억7950만원을 납부했다"면서 "빌딩 지분을 30%와 20%로 나눠 증여한다고 세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90년 미국 유학당시 곽 수석의 증여세 납부 여부에 대해선, "90년 증여분에 대한 납부 서류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세금 관계에는 이상 없다"고 밝혔다.

 

임대수익만 매월 2000만원 이상 추정...청와대 "임대업 공동사업자로 등록" 

 

a  곽 수석이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이 빌딩의 경우 최근 1~2년새 가격이 크게 올라 3.3㎡에 1억원이 넘고 있다. 현재 빌딩의 시세는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곽 수석이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이 빌딩의 경우 최근 1~2년새 가격이 크게 올라 3.3㎡에 1억원이 넘고 있다. 현재 빌딩의 시세는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 선대식

곽 수석이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이 빌딩의 경우 최근 1~2년새 가격이 크게 올라 3.3㎡에 1억원이 넘고 있다. 현재 빌딩의 시세는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 선대식

이와 함께 곽 수석 부자는 신사동 빌딩에서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빌딩에는 현재 태국정통마사지 업소(지하)를 비롯해 명품뷰티샵(1층)과 와인샵(2층), 성형외과(3층) 등이 입주해 있다. 4층의 경우는 공사중이었다.

 

건물 등기부등본을 보면, 현재 1층 명품 뷰티샵의 경우 전세금 2억원이 설정돼 있다. 주변 부동산 업계에선 월세는 적어도 550~60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인근 A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664-8번지 빌딩의 경우 1층이 2억 보증금이라면 월세는 550~600만원선"이라며 "나머지 지하층이나 2, 3, 4층의 경우 5000(만원)에 450~500 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소의 박 아무개 실장은 "그 건물은 곽삼영(곽 수석의 아버지)씨 외 1명으로 돼 있는데, '외 1명'이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다"면서 "어쨌든 주변에선 오래 전에 현대에 있다가 나온 곽 회장의 건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부동산 중개업소의 말을 종합해보면, 건물의 임대보증금만 4억원에 달한다. 이어 월세로 매달 발생하는 임대료만 따져도 적게는 2350만원에서 많게는 2600만원에 이른다.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보증금(4억원 가량)을 은행에 넣어두고, 5% 정도의 이자율만 계산해도 (1년에) 2000만원 가량의 이자수익이 발생한다"면서 "월세까지 합하면 매달 건물에서 나오는 수입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곽 수석은 건물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으니까, 적어도 매달 1000만원 이상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실련도 최근 성명을 통해 "위장전입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곽 수석의 강남 신사동 빌딩에 대한 임대소득과 세금 납부 여부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쪽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임대사업자 서류 등을 보내면서, "곽 수석은 아버지인 곽삼영씨와 공동사업자로 등록돼 있다"면서 "세금도 이상없이 납부해 왔다"고 해명했다. 국정기획실이 보내온 곽 수석의 종합소득세 자료를 보면, 지난 2006년 한해 2억3200만원의 소득에 5472만원의 세금을 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하철 분당선 공사와 함께 최근 2년 새 50% 폭등

 

이 빌딩은 최근 1~2년 사이 가격이 급등해 3.3㎡(1평)당 1억원이 넘고 있다. 주변 B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이쪽 주변 건물을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매물이 없다 보니 평당 1억3000만원까지 가기도 하지만 거래는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이 10년 전만 해도 (평당) 1000만원이 채 안 됐던 곳"이라며 "최근 2년 새 50% 이상 올랐는데, 여기에 전철이 들어서니까 다른 강남보다 더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곽 수석 건물 주변에선 지하철 분당선 선릉-왕십리 간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특히 곽 수석 빌딩 인근에 청담역(가칭)이 생길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김헌동 단장은 "곽 수석을 둘러싸고 위장전입에 따른 투기의혹과 함께 석연치 않은 강남 빌딩 증여과정, 임대사업자로서 임대수익에 따른 세금 납부 등에 대한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쪽은 "현행 재산공개법에 납세 실적 등에 대한 서류를 공개하도록 돼 있지 않다"면서 "우리쪽에서 (재산관련) 서류를 공개하면 다른 사람들 서류도 다 달라고 할 것 아닌가"라고 서류를 자진해서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2008.04.28 19:00ⓒ 2008 OhmyNews
#곽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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