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학장 물러가라"-"외부세력 물러가라"

마산 창신대 사학비리로 몸살, 교수노조-교수평의회 대립

등록 2008.04.28 20:10수정 2008.04.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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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8일 오후 4시30분경 마산 창신대 본관 앞에서는 강병도 학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교수노조(왼쪽)와 '외부 세력 물러가라'고 외치는 교수평의회(오른쪽)가 같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28일 오후 4시30분경 마산 창신대 본관 앞에서는 강병도 학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교수노조(왼쪽)와 '외부 세력 물러가라'고 외치는 교수평의회(오른쪽)가 같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 윤성효


a  교수노조 관계자와 창신대 총학생회 관계자가 기자회견에 대해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교수노조 관계자와 창신대 총학생회 관계자가 기자회견에 대해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공금횡령, 문서위조, 입시부정, 비리주범 학장은 퇴진하라."
"대학 이미지 실추시키지 말고, 시민 이름 팔아먹지 말라."

28일 오후 4시 30분, 경남 마산 창신대학 본관 앞. 교수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립대학 학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는 이들을 물러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구호를 외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창신대는 몇해 전부터 사학비리로 논란을 빚고 있다. 창신대교수협의회가 강병도 학장의 비리를 들추어내 검찰에 고소고발하기도 했으며, 교육부는 지난해 8월 감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속에 지난 25일 창원지검은 강병도 학장에 대해 학교 돈 8억8500만원을 법인회계로 무단 전출했다며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남대책위'는 이날 강 학장의 퇴진과 이사진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의 기자회견 소식을 안 대학 측이 대응했는데,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 총동창회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외부세력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양측은 물리적은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로 확성기를 통해 발언과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과 곽정숙·이정희 18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연설하는 동안 이상진 창신대 교수평의회장은 확성기를 통해 방해하기도 했다.

경남대책위 "강병도 학장은 퇴진하라"


a  경남대책위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경남대책위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윤성효


a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왼쪽)과 곽정숙 이정희 의원 당선자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왼쪽)과 곽정숙 이정희 의원 당선자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 윤성효


최순영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창신대 문제를 다루어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4년간 사립대학의 문제점을 보면서 비리가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을 또 다시 개악하려고 한다"면서 "사학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의원은 "노동문제를 노-노간 갈등으로 만들듯 사학 문제를 교수간 갈등으로 만들어 가는 것도 문제"라며 "사학 문제가 발생하면 학생들이 손해를 본다, 대학에 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당선자는 "사립대학은 고등교육을 책임지고 있으며 교수와 학생, 지역의 것으로, 사학 비리를 고발하는 교수는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고, 곽정숙 당선자는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에서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말했다.

경남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의 비리 사학 척결의지를 깊이 신뢰하며 더욱 매진래 줄 것을 호소한다"면서 "창신대 교정에서 140여 일째 투쟁하는 교수협의회 교수들과 대책위가 바라는 것은 우리 교육이, 우리 대학이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공의 것으로 바로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노조 창신대지회․교수협의회는 "교육의 전당을 범죄로 먹칠한 강병도와 이사 전원은 즉각 학교를 떠나라"면서 "강병도와 그 족벌들은 당장 학교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a  교수노조와 경남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교수노조와 경남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성효


a  김남석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장인 김남석 경남대 교수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남석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장인 김남석 경남대 교수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교수평의회 "외부세력은 물러가라"

a  이상진 창신대 교수평의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이상진 창신대 교수평의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a  창신대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창신대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성효


창신대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 총동창회는 본관 앞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교수노조 등의 기자회견을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수노조 등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발언을 할 때 확성기나 고함을 지르며 방해하기도 했다.

창신대 교수평의회 회장인 이상진 교수(일본어)는 마이크를 들고 "외부세력은 대학에서 나가라"거나 "민주노동당은 물러가라" 등을 외치기도 했다.

교수평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교육부의 감사 지적사항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심기일전의 계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강병도 학장의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해, 교수평의회는 "창신대가 신 캠퍼스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학장이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 발전을 위해 업무상 일어난 일"이라며 "업무상 일어난 일이기에 창신대학 전체가 나눠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창신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종이에 성명서를 써와 얼굴을 가린 채 들고 서 있다.

창신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종이에 성명서를 써와 얼굴을 가린 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a  창신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데, 얼굴을 가리려 하고 있다.

창신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데, 얼굴을 가리려 하고 있다. ⓒ 윤성효

#창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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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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