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린 박정희가 친일? 좌파나 때려잡아라!"

보수단체들, 친일인명사전 명단 발표에 강한 반발... "정권교체 아직 안 됐다"

등록 2008.04.29 12:36수정 2008.04.2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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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친일파면 김대중은 빨갱이야!" 29일 오전 라이트 코리아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의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은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수록인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대응해...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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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쇄신국민연합 소속이라고 밝힌 보수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기자회견장앞에서 '애국가 만든 안익태가 왜 친일파냐' '박정희, 유관순도 친일파냐' '너희들은 빨갱이냐'라며 고함을 치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5분 후, 갑자기 회견장 문 앞에서 고성이 들려왔다.

"XX들아! 청산할 것은 친일파가 아니라 빨갱이 친북좌파들이다."

국가쇄신국민연합 봉태홍 집행위원장 등 보수단체 회원 30여명은 29일 10시부터 진행된 친일인명사전 발표에 크게 반발하며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봉 대표는 "민족문제연구소 여기 친북단체 아니냐"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기 위해 박정희˙안익태 등을 친일파로 몰았다"고 외치며 회견장 쪽으로 들이닥쳤다.

급작스럽게 닥친 보수단체 회원들로 인해 이를 저지하려는 주최 측 회원들과 격한 몸싸움이 일어났고, 심한 욕설도 오갔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계속해서 "태극기를 없애고 전국을 붉은 깃발로 물들게 하려는 놈들 가만 안 두겠다"고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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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홍 국가쇄신국민연합 집행위원장이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장앞에서 고함을 지르자 주최측 관계자가 조용히 하려며 손짓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일본, 식민지배 했지만 우리 잘 살게 하지 않았냐"


봉 위원장은 "젊었을 때 깡패짓 했다고 그 사람이 나중에 변호사가 돼서도 깡패인가"라며 친일인명사전 명단 발표를 맹비난했다.

봉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남기 위해 일본군 장교를 했지만 후에는 대통령이 돼어 나라 발전에 큰 공을 세운 분 아니냐" "안익태 선생도 비록 친일행각을 했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애국가를 만든 분 아닌가"라는 등의 주장으로 친일인명사전 수록 대상자를 두둔했다. 함께 온 30여명의 회원들은 한 목소리로 "옳소"라고 외쳤다.

이어 봉 대표는 "이런 논리면 과거 김대중은 빨갱이였고, 노무현은 양아치였다"고 외친 뒤, "객관성이 전혀 없는 친북좌파 단체가 발표한 이 결과를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고 못을 박았다.

옆에 있던 회원들도 "나라 살린 박정희가 왜 친일파냐" "아직 정권교체가 안 된 것 같다"는 등의 발언으로 목소리를 보탰다.     

일제의 식민 지배를 두둔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우국충정'에서 온 권신웅씨(69)는 "일본이 비록 36년간 식민 지배를 했지만 도로와 철도를 다 놔주고, 결국 우리를 잘 살게 하지 않았냐"며 "'5·16 군사혁명' 이후 한일합작으로 통해 서로 발전해 갔으면 이제 덮어가야지 왜 친일을 따지냐"고 성토했다. 

이어 권씨는 "3·1운동 참여자 중에 대한민국 건국시에 참여한 사람이 얼마나 되냐"며 "다 김일성·김정일한테 붙었지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 발전에 무슨 기여를 했냐"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회원 30여명은 프레스센터 1층 로비에 대기하며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불만을 토로했다. 회견이 끝난 오전 11시 경에는 큰 소란 없이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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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주최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보수단체 회원들을 제지하고 있다. ⓒ 권우성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언론회관앞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보수단체 #친일파 #박정희 #봉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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