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민족·민중 담론을 넘어서자

휴머니즘 기반 대안 예술 모색 '미래문화사업단' '존재를 깨우는 힘' 출범

등록 2008.04.30 08:07수정 2008.04.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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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민족·민중 담론을 넘어서는 대안의 예술론 및 미학 모색, 시민들의 문화감수성을 고양하고 존재를 일깨우는 문예교육 체험 프로그램 시행, 미래 휴머니즘 사회 건설을 위한 문화적 캠페인 기획 사업을 펼쳐나가겠다."

휴머니즘 기반의 대안 예술을 모색하는 '미래문화사업단' '존재를 깨우는 힘'(아래 '미래문화사업단')이 29일 오후 서울 이원문화센터 이원아트홀에서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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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훈 미래사회와 종교성 연구원 이사장(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 이정환

미래문화사업단(조상 단장, 화가, 서울예대 교수)은 미래사회와 종교성 연구원(서영훈 이사장,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부설 단체로 앞으로 대안 예술 콘텐츠 생산 및 네트워크 구축, 미래 휴머니즘 사회 건설을 위한 문화적 캠페인 등을 주요 활동으로 펼칠 예정이다.

이날 창립식에 참석한 서영훈 미래사회와 종교성 연구원 이사장(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은 격려사를 통해 "올해 내가 86세인데, 그동안 죽을 고비 많이 넘겼다. 그때마다 영혼이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그러나 영성 운동을 잘못하면 안 된다. 생활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문화인만큼, 현실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 미래문화사업단 초대 단장은 인사말에서 "미래문화사업단은 연구원 창립 당시부터 구상한 것으로 작년 봄부터 어진 인연들이 모여 본격적으로 창립 논의를 시작하여 오늘 이 자리에 이르게 됐다"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가겠다"고 답했다.

최열 평론가 "지금 시대, 시대 정신을 돈으로 평가"

이날 창립식에 앞서 '21세기 문예미학의 새로운 탐색'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사회,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소장)에서 제1 발표자로 나선 최열 미술 평론가는 먼저 "시대적·사회적 변화와 밀접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미술"임을 강조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최근 미술품 가격 상승은 미술이란 것이 우리 시대 또는 사회적 변화와 얼마나 밀접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7-80년대 강남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서양화가 인기 폭발이었던 것처럼, 시대 변화, 시대 정신, 시대 요구를 돈으로 평가하는 시대가 지금"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 평론가는 과거 남한 문화 체계에 대해 "오랫동안 반공, 개발, 남성, 백색 또는 자본, 서구, 민족이었고 그 모두가 한반도 근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하고 "거칠게 말하면 그것들을 비판하고 극복하는 일이 새로운 문화를 일궈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문화'의 대안으로 '동아시아 연대'를 제시했다. 그는 김복진, 이응노, 박생광, 김환기 등의 작품을 "동서융합의 성취 사례"로 평가하고 "20세기 내내 동북 아시아는 대립과 분열, 침략과 저항으로 점철됐지만, 이제는 동아시아 연대가 화해와 통일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으로부터의 개방, 그 모든 것과의 연대가 바로 현대미술의 특징"이기 때문이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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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최열 미술평론가(왼쪽)와 정근원 미래영상연구소 소장 ⓒ 이정환


임동확 시인 "모럴 헤저드, 이명박 정부 등장이 기점"

제2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근원 미래영상연구소 소장 역시 "물질 위주의 편협한 서구 과학주의가 인간의 내면 세계를 도외시함으로써 인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좁혀놨다"는 진단으로 최 평론가의 발표에 동감을 표시했다.

정 소장은 '21세기 문예 미학의 모색 - 우주, 여성, 존재, 삶의 의미'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인간이 눈을 뜨지 않고 코끼리를 만지면서 각자 자기가 진리를 말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람이 켄 윌버"라면서 "그의 연구는 소외됐던 영원의 철학을 우리에게 다시 접목시켜줬다"는 말로 동서양 소통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우주, 여성, 존재, 삶의 의미'등이 새로운 키워드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21세기는 2천년 동안의 문명 패러다임이 바뀌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시대"라면서 "20세기가 동서양의 만남이 이뤄진 시기라면, 21세기는 동서양의 깊은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여백을 중시하는 화풍에 드러나는 것처럼 바탕, 즉 코스모스로서의 우주 깊이를 느끼는 것이 동양 사유 방법이며 이를 서양도 중요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임동확 시인(평론가)은 토론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등장을 기점으로, 특히 시대착오적인 '경제적 실리주의'에 불과할 뿐인 실용주의가 일종의 시대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면서 우리 사회가 일종의 모럴 헤저드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역설적으로 반성과 성찰에 바탕을 두는 문화 예술 내지 문예운동의 중요성은 증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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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창립식에서 펼쳐진 미디어 퍼포먼스 축하공연 '나무와 물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 이정환


#미래문화 #미래문화사업단 #서영훈 #조상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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