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성원 고맙지만, 청와대 소송은 그들 권리"

조능희 'PD수첩' 책임피디 "맞고소 생각 없다... 2편도 상식적으로 짚을 것"

등록 2008.05.10 10:32수정 2008.05.16 14:19
0
원고료로 응원

MBC 'PD수첩'의 조능희 책임프로듀서(CP)가 2일 오전 여의도 MBC 본사에서 지난달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송 보도된 후 집권여당과 일부 언론에서 ‘PD수첩’에 대해 비난을 하자 반박을 하고 있다. ⓒ 유성호

MBC 'PD수첩'의 조능희 책임프로듀서(CP)가 2일 오전 여의도 MBC 본사에서 지난달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송 보도된 후 집권여당과 일부 언론에서 ‘PD수첩’에 대해 비난을 하자 반박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청와대가 뭘 하든 우리는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릴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의무다. 청와대를 비롯한 그 누구라도 우리에게 소송을 거는 건 권리다. 물론 그 권리가 올바른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정부가 9일 광우병의 위험성을 보도한 데 따라 민·형사 소송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능희 문화방송 <PD수첩> 책임프로듀서는 특별히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PD수첩>이 그동안 소송을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고, 이번에 청와대가 '소송 으름장'을 놓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라는 판단인 것이다.

 

조 프로듀서는 "청와대가 우리에게 소송을 거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아닌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소송을 걸어온다면 우리는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프로그램에 대해 소송을 거는 것은 그들의 권리이기 때문에 나무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감정적 대응은 금물... 우리는 묵묵히 할 일을 할 뿐"

 

a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청와대의 PD수첩 민·형사 소송반대' 청원이 진행되고, 소송비 마련을 위한 네티즌들의 자발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프로듀서는 "성원은 고맙다"면서도 "청와대의 압력과 마찬가지로 네티즌들의 반응에 좌우돼 감정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특정세력의 영향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시청자가 성원을 보내준다면 그 자체로 매우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네티즌들이 <PD수첩>도 청와대를 향해 맞고소하라고 제언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 때문에 벌어진 사건인데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당한 것 같지 않다"며 "감정적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고 피력했다.

 

그는 "지금까지 <PD수첩>이 상당히 많은 소송을 당해왔지만 맞고소를 한 예는 없다"며 "우리는 시사프로그램을 하는 프로듀서로서 프로그램을 만들 뿐이지 그런 고려를 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2편이 방영되는 13일 예고편과 관련해 그는 "검역과 위생조건을 따져볼 것"이라며 "이제는 여러 매체들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마당에 너무 주목하니까 솔직히 부담이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서 조능호 책임프로듀서는 "해외출장 간 프로듀서들이 내일(10일) 정도에 돌아올 예정인데 그러고 나면 취재한 걸 모아서 취재의 살을 붙이게 될 것"이라며 "광우병 위험 쇠고기 1편 때도 황우석사태 때처럼 뭔가 새로운 내용을 제보받아 파헤치거나 했던 것은 아니었다, 2편도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 상식적으로 짚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점심값 아끼려 빵 사먹는 취업준비생도 "<PD수첩> 소송비 내겠다"

 

9일 오후 3시 20분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청와대의 PD수첩 민․형사 소송 반대' 청원이 하루만에 2만6225명이 서명한 상태다. 민·형사소송 변호사비를 마련하자는 모금청원에도 4793명이 동의했다. 애당초 이 모금청원의 목표인원은 500명이었으니 당초 목표의 9.5배를 넘은 셈이다.

 

<PD수첩> 시청자 게시판도 후끈 달아올라 있다. 네티즌 김대성씨는 "미국 도축현장과 미국 FDA 현황, 미국 시민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광우병 위험에 대해 알려달라"며 "작은 힘이나 보탬이 될테니 힘내시라"고 응원메시지를 보냈다.

 

오임근씨는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이라며 "권력에 맞서지 않고 눈가리는 언론들이 많은 상황에서 참된 소리를 해주는 언론사가 있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혁씨는 "목숨 걸고 <PD수첩> 프로그램을 지키겠다"며 "국민들이 지켜줄테니 절대 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이지혜씨는 "점심식사 값을 아끼려고 도서관에서 빵과 우유로 한 끼를 해결하지만 정부가 <PD수첩>을 고소한다면 최대한 성의를 담아 후원하겠다"며 "국민들은 언제나 당신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돼줄 것"이라고 성원했다.

 

a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쇠고기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취재기자들이 열띤 취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쇠고기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취재기자들이 열띤 취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정부 관계자 "허위사실 유포에 따라 명예훼손 고소방안 검토"

 

한편, 정부 한 관계자는 9일 <문화일보>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PD수첩>이 악의적·편파적 보도로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고, 정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에 따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정부가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도 고려했으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 대응계획을 세우고 법률검토까지 마쳤다는 후문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장관 명의로 형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법적 대응은 오는 13일 <PD수첩> 광우병 위험 쇠고기 2편이 방영되기 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한승수 국무총리도 지난 8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쇠고기 파문은 위기라기보다는 헛소문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며 "일부 언론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왜곡보도한 데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9일 오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주재로 국정홍보회의를 열고, '쇠고기 논란'을 둘러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초기 대응미숙과 향후 법적 소송 등 향후 대응방안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미국 쇠고기 수입 후폭풍]

"이명박 정부가 엄마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운동권이 원더걸스에 밀린 까닭은?

"한국에서 대기 중인 미 쇠고기 5300톤을 찾아라"

"정부가 밝힌 광우병 정보, 그게 진짜 괴담"

미국이 거부한 '가장 위험한 고기' 한국에 온다

[동영상] 진중권 "끔찍한 건 4년 10개월 남았다는 거다"

2008.05.10 10:32 ⓒ 2008 OhmyNews
#미국산 쇠고기 #PD수첩 #광우병 위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