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서울 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 윤재훈
▲ 서울 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 윤재훈 |
|
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윤재훈(도보여행가, 시인)
광장 시장에 가면
색소폰 부는 할아버지가 있다
시장을 관통해나가는 바람결에
흰머리칼은 흔날리지만,
아직 그 가락에는 힘이 넘쳐난다
색소폰은 낡아 연륜 속에 칠은 벗겨졌지만
그 소리에 시장은 더욱 활기차게 깨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한(恨)이 스며나온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향수가 묻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바지랑대에 앉는 잠자리처럼
그리움이 걸려있다
꽈당꽈당 말라가는 옥양목 빨래처럼 희게 펄럭인다
막걸리 한잔 한잔에 단내가 묻어난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정겹다
마을 잔치라도 난 것 같다
왁자한 소리에 묻어나오는 웃음소리
모처럼 사람 사는 것 같다
질펀한 사물놀이 한가락 울려나올 것 같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가
서울 밤하늘의 공기를 덥힌다
2008.05.16 10:24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