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에 이어 17일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울산 촛불집회 참가자가 지난번 보다 배 이상 늘어 1000여명을 넘었다.
17일 오후 7시부터 울산 최대 번화가인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주를 이뤘고, 가족단위로 온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이날 촛불집회는 초등학생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들은 사회자의 질문에 "너나 먹어, 미친소"를 외쳤다.
노래패의 공연, 어린이집 유아들의 풍물놀이, 시낭송, 코믹 차력쇼 등 말그대로 촛불문화제로 열렸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교복을 입고 촛불에 불을 붙이던 여중생 둘은 "소문을 듣고 왔다. 미친소는 정말 싫다"고 했고, 자녀들을 데리고 온 주부는 "우리 식탁에 광우병 소를 올릴 수 없다"고 했다.
대학생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21세 여대생은 "중고교생들이 앞장서서 촛불을 드는 것에 대해 언니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대선 때 투표를 안한 친구들이 많은데, 대학생 등 20대들이 투표를 안해 이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학과를 다니는 데, 올해 등록금이 41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람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 장학금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시민들이 촛불시위에 많이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은 방관자적인 소리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생과 시민들이 촛불시위에 더 나와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교육청 장학사, 학교 관계자 등도 눈에 띄었고, 롯데백화점 직원 10여명이 백화점 입구에 서서 입구를 통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최측인 한미FTA저지 울산본부는 질서유지를 위해 테이프로 통행로를 만들었고,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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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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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촛불 참가자 두 배 늘어...여대생 "동생들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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