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입니다

우리 학교 주변에 피어있는 예쁜 꽃들

등록 2008.05.19 16:26수정 2008.05.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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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예쁜 꽃들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했듯이, 작은 꽃들이 휠씬 아름답습니다. 꽃송이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입니다.


a 붓꽃 꽃봉오리가 붓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붓꽃 꽃봉오리가 붓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 윤병렬


텃밭가에 수줍은 듯 피어 있는 붓꽃입니다. 꽃봉오리가 붓 모양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붓꽃은 번식력이 좋아 화단이며 돌틈 사이에서도 예쁜 꽃을 피워올립니다. 새색시, 각시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각시붓꽃도 있고, 금빛처럼 노란 금붓꽃, 잎이 실타래처럼 꼬인 타래붓꽃도 있습니다.

a 찔레꽃 연한 붉은색으로 피는 찔레꽃입니다.

찔레꽃 연한 붉은색으로 피는 찔레꽃입니다. ⓒ 윤병렬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노래 가사에 나오는 그 찔레꽃입니다. 찔레나무라고도 하는 찔레꽃은 흰색으로도 피고, 연한 붉은색으로도 피어납니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 장사익이 부른 찔레꽃 노래 가사입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학교 주변 언덕 곳곳에서 순박하고, 서러운 보물 찔레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a 마삭줄  줄기 가득 바람개비처럼 피어난 마삭줄 꽃입니다.

마삭줄 줄기 가득 바람개비처럼 피어난 마삭줄 꽃입니다. ⓒ 윤병렬


불면 바람개비처럼 돌아갈것 같은 마삭줄 꽃입니다. 덩굴식물인데 꽃에 향기가 깊게 배어있습니다. 입바람을 불어 날려 보고 싶은 꽃입니다. 교실 뒷쪽 언덕 소나무 숲 사이에 마삭줄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a 작약 함박꽃이라고도 하는 작약 꽃

작약 함박꽃이라고도 하는 작약 꽃 ⓒ 윤병렬


꽃이 크고 풍성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고 함박꽃이라고도 합니다. 곁에 있던 모란이 지고난 후에 작약이 피어납니다. 모란은 겨울에도 죽지 않는 나무지만 작약은 풀입니다. 모란꽃과 작약꽃은 서로 만날 수 없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a 모란 꽃 목단이라고도 하는 모란꽃입니다.

모란 꽃 목단이라고도 하는 모란꽃입니다. ⓒ 윤병렬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음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 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내 한해는 다 가고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a 좀가지풀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좀가지풀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 윤병렬


풀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꽃입니다.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서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잎은 겨울을 납니다. 교실 뒷쪽 풀밭에 가득 피어납니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찾기조차 어려운 꽃입니다.


a 꿀풀 꽃을 뽑아서 빨면 꿀이 나온다고 꿀풀입니다.

꿀풀 꽃을 뽑아서 빨면 꿀이 나온다고 꿀풀입니다. ⓒ 윤병렬


어린 시절 소에게 풀 뜯어 먹이러 갔다가 입술 모양 꽃을 뽑아 꿀을 빨아 먹었던 꽃입니다. 그땐 꽃 이름은 몰라도 어떤 꽃에 꿀이 많은지 귀신 같이 알던 시절입니다. 꿀이 제일 많이 나오는 꽃은 인동 꽃입니다. 꿀풀도 제법 많은 꿀을 빨아 먹을 수 있는 꽃입니다. 아까시 꽃도, 사르비아 꽃도 '꿀꽃'입니다.

우리 학교에 숨어있는 '보물'들입니다. 보물은 절대로 멀리있지 않습니다. 내 근처, 내 주변, 내 이웃, 내 가까이에 있습니다. 모두가 아름답고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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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렬

덧붙이는 글 | 우리 학교는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송전리에 있는 예쁜 학교 곤양중학교입니다. 근처에는 신라 고찰 봉명산 다솔사가 있고, 국가 지정 보물 사천매향비도 있습니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볼 수 있는 광포만과 서포 갯벌의 비경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학교 뒤로는 아담한 산과 소나무 숲이 학교를 감싸고 있고, 학교 앞쪽으로는 맑고 깨끗한 곤양천이 굽이쳐 흐릅니다.


덧붙이는 글 우리 학교는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송전리에 있는 예쁜 학교 곤양중학교입니다. 근처에는 신라 고찰 봉명산 다솔사가 있고, 국가 지정 보물 사천매향비도 있습니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볼 수 있는 광포만과 서포 갯벌의 비경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학교 뒤로는 아담한 산과 소나무 숲이 학교를 감싸고 있고, 학교 앞쪽으로는 맑고 깨끗한 곤양천이 굽이쳐 흐릅니다.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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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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