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퇴근 늦는 '얼리 버드'는 퇴출 1순위?

초과근로의 대가, 연간 300% 상여효과를 제거하라

등록 2008.05.21 10:48수정 2008.05.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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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의 여가생활에 대한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 발표에 의하면, 한국 직장인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7.5시간, 연간 휴가일수가 10일 미만(조사대상 과반수)으로 초과근무가 많아 여가시간의 절대적 양이 불충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간외근로 1주 7.5시간, 1월 32.55시간을 50% 가산 반영하면 48.83시간이다. 이를 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결과 자료상 전 직종 평균 월급여액 213만원에 대한 시간급 통상임금 1만191.39원을 적용하면, 월 49만 7천원이고 연간 596만 4천원이 시간외근로로 인한 추가 임금소득이 된다.

한편, 전 직종 평균근속년수 5.9년으로 사용가능한 연차유급휴가일수는 17일이다. 조사결과에 의한 10일 미만 휴가사용자 중 최대사용일인 9일을 사용한 것으로 가정할 때, 미사용휴가일수는 8일이며 시간으로 환산하면 64시간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전 직종 평균 시간급 통상임금 1만191.39원을 적용하면, 연간 65만 2천원이 휴가 미사용으로 인한 연차수당으로 발생된다.

결국 1일 1∼2시간을 꾸준히 초과근무하고 법정휴가일수의 1/2만을 사용하는 경우, 연간 660여만원의 추가 소득(월평균소득의 300%)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인적자원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 기업조직은 구성원들에게 사실상 연간 300%의 고정적인 상여(?)를 지급하면서도 오히려 그들의 역량이 감쇄되는 현상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승진을 위해 TOEIC시험을 준비하는 한 직장인에게 600점대의 점수를 700점대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고 가정하자. 제한된 2시간 내에 200문제에 대한 답안을 완성시켜야 한다. 이때 중요한 사실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무한정 시간을 주고 결과적으로 정답에 이르기만 하는 것이 시험의 방식이라면 '영어실력' 자체에 대한 변별력은 상당히 신뢰를 잃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기업의 경영현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존재한다. 시업시각과 종업시각은 정해진 룰이다. 소정근로시간 내에 1일의 직무량을 계획, 진행, 완료후 피드백하는 과정이 익숙해져 있지 않다면, 인적자원의 역량이 갖추어진 조직이라 할 수 없다.


습관적인 시간외근로를 방치하는 조직문화라면 전반적인 역량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은 퇴출대상 제1호가 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직무의 양적 기반 확보에만 비중을 두는 조직은 상대적으로 직무의 질적 측면에서의 취약성을 드러냄은 물론이거니와 직원들로 하여금 직무수행과정에서의 '할리우드 액션'을 몸에 배게 하는 방조자가 될 수도 있다.

어느 기업을 방문했을 때의 상황이다. 이 기업은 12시부터 13시까지 휴게시간(중식)을 설정해 두고 있었다. 그런데 12시에 식사를 하러 갔던 일부 직원들이 30분도 채 되기 전에 나머지 직원들과 식사교대를 위해 사무실로 들어와 정 위치에 앉은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직무수행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연속성을 지니는 상당히 조직적이고 대고객지향적인 조직으로 긍정적인 평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매우 생동적인 기반을 지니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인적자원'이라는 점에 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충전한 자동차는 바로 출발하는 것이 큰 무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식사후 적정한 휴식을 취하지 않은 인적자원은 나머지 후반전을 집중해서 달릴 수 없는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휴게시간 중 사무실의 '공동화' 현상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최첨단 경비시스템을 활용해서라도 휴게시간 중 사무실에 잠금장치를 하고 인적자원들의 나머지 반일 성공적 직무수행을 위해서 별도의 직장내 또는 인근 휴게시설로 그들을 내몰아야 한다.

이제 기업조직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할 시점이다. 우선 상시적 초과근무 및 휴가 미사용으로 인한 법정수당의 지출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다양하고 건전한 여가활용 문화를 선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조직내 인적자원의 스트레스 지수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즉, 기존의 법정수당 지급 재원을 인적자원 리프레시 투자비용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음주문화를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인식하는 그들에게 여가활용의 다양성과 긍정의 체험을 가져다 줄 의무가 기업조직에게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곧 해당 조직의 전략적 역량에 변화의 조짐을 가져다 주는 촉매제가 됨을 인식해야 한다.
#인적자원리스크 #조직문화 #직장인 #여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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