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한국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

[카트만두 소식①] '행복한 마을' 만들기 함께 나선 대학생들의 만난

등록 2008.05.24 15:09수정 2008.05.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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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네팔과 한국의 대학생들이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 위해서 미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네팔과 한국의 대학생들이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 위해서 미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주빈


한국 엔지오 최초로 네팔에 엔지오 만든 품... 3년째 '행복한 마을' 만들기

23일 오후 4시(현지 시각)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네팔과 한국 대학생들의 '행복한 만남'이 이뤄졌다. 이들은 오는 28일부터 네팔 모노허라 지역에서 '행복한 실천'을 함께 할 예정이다.

두 나라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은 '네팔 엔지오(NGO) 품(대표 심한기, 장부 셰르파)'이 진행하는 '행복한 마을(Happy Village)'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다. '네팔 엔지오 품'은 17년 동안 한국에서 청소년문화운동을 하고 있는 '청소년문화공동체 품'이 한국 엔지오로는 최초로 네팔에 만든 엔지오다.

만남에 참여한 네팔 대학생 8명은 '네팔 엔지오 품'의 자원활동가 모임인 ‘Happy Vibration(행복한 진동)'소속이다. 이들은 또 대부분 '레리껄라 파인아트 칼리지'라는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다.

네팔은 아직은 시민사회 기반이 취약한 형편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정치조직이며 한국처럼 다양한 시민운동단체가 활동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네팔 엔지오 품'의 활동과 자원활동가 모임인 '행복한 진동'의 자발적 참여는 네팔의 청년문화를 새로운 차원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에선 두 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계원조형예술대에 다니고 있는 김범준·박성희 학생이다. 두 학생은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의 한국 측 감독을 맡은 김월식 교수의 소개로 함께 하게 됐다.

2년째 네팔 엔지오 품의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딥말라(21)는 "품의 ‘행복한 학교·행복한 마을' 프로젝트가 움직임은 작지만 성과는 크게 내고 있는 매우 의미있는 프로젝트"라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학교만 좋게 바꾸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생각을 좋게 바꾸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단 예술이 예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네팔의 '새로운 세대'다.

라전도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해오고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어떤 사람을 마을을 도와주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재능을 더욱 계발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복한 도움'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행복한 자신'도 만들어 간다"는 그는 "다시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드라도 "무엇보다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을 말한다. 그는 "네팔과 한국의 대학생들이 서로 천천히 알아가면서 유쾌하게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a  네팔 대학생들이 프로젝트 사전모임에 나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네팔 대학생들이 프로젝트 사전모임에 나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주빈


a  딥말라는 네팔 엔지오 품의 자원활동가 모임인 ‘행복한 진동’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년째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딥말라는 네팔 엔지오 품의 자원활동가 모임인 ‘행복한 진동’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년째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 이주빈


"부자나라 엔지오가 가난한 나라 주민들에게  베풀어주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의 표정 역시 기대와 희망으로 밝았다.

김범준 학생은 "부자나라 엔지오가 가난한 나라 주민들에게 뭔가 베풀어주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어서 맘에 든다"고 네팔 엔지오 품의 그간 활동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마을을 꾸며주기보다는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프로젝트 팀이 떠난 뒤에도 주민들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희 학생은 "처음엔 단순히 자원봉사하는 줄 알고 ‘뭐가 잘났다고 남 도와주나’하는 생각에 부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품이 지난 3년 동안 진행한 일들을 보고 서로의 에너지를 확실하게 교류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어 먹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감독을 맡은 김월식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가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모이고,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단지 학교를 예쁘게 꾸며주려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마을 사람들과 두 나라의 대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열심히, 열정적으로 놀아보자"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심한기 네팔 엔지오 품 대표는 "우리가 1년만 가서 봉사하고 무언가를 주고 왔으면 지금의 마을 변화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작년에 지어준 문은 지금 부서져 없지만 학교를 위해 마을 주민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마을에 살고있는 주민들이 자기마을을 위해 무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주인공이 아닌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잠시 놓친 그들의 꿈을 찾기 위해 우리는 도와주러 가는 것일 뿐"이라고 '행복한 마을'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3년째 한 마을, 한 학교에서 이어지고 있는 네팔과 한국 대학생들의 '행복한 실천'이 '행복한 진동'이 되어 네팔의 한 마을을 조금씩 변화시켜 가고 있다.  

a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소통했으면...." 김월식 교수(오른쪽)가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서 대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네팔 엔지오 품의 상근활동가인 이하니씨. 네팔 엔지오 품은 한국의 ‘청소년문화공동체 품’이 한국 엔지오 최초로 네팔에 만든 엔지오다.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소통했으면...." 김월식 교수(오른쪽)가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서 대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네팔 엔지오 품의 상근활동가인 이하니씨. 네팔 엔지오 품은 한국의 ‘청소년문화공동체 품’이 한국 엔지오 최초로 네팔에 만든 엔지오다. ⓒ 이주빈


#네팔 #엔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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