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구를 돌아보니 발아래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멀리는 제주의 해안선과 맞닿은 하늘, 그리고 제주 시민의 쉼터인 사라봉과 제주시의 풍경이 아스라이 떠있다. 고개를 돌리니 한라산과 연계한 오름 군이 고즈넉하게 누워 있다. 구름을 이고 있는 백록담을 보며 오르미들은 한라산을 이야기한다. 제주 오름의 아버지인 한라산은 제주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오름 위에서 보는 한라산은 늘 새롭다.
정상에서 풍경을 등지고 커피 한잔을 마셨다. 정상에 앉아 있으니 풀 섶의 향기와 함께 차한잔의 여유로움이 진국이다.
자연의 선물 잘 보존해야
오르막이 힘들었던 만큼 내리막은 수월했다. 하지만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아 흙먼지가 날리는 코스도 있었지만, 행여 야생화의 군락이 훼손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삼의악은 제주시내에서 근거리에 있고 조망권이 뛰어나 앞으로 많은 오르미들이 탐방을 할 것이다. 물론 제주시에서 삼의악 등산로를 정비하여 시민들의 휴식터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있다. 그러나 제주의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이 야생화 공원 같은 삼의악을 잘 보존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자연이 준 선물 삼의악, 하산 길에 나를 쫓던 노란 야생화들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오름 정상부근에서 솟아나는 샘물의 진원지는 아직도 수수께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