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공회의소와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 등 친 경영자단체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를 비준하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 노동계가 27일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권에 확실한 줄서기 또는 충성심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요식행위였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27일 논평을 내고 "이같은 기자회견은, 한나라당이 17대 국회 한미 FTA 비준을 위해 26일 일방적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했지만 17대 국회 비준이 이미 물건너 간 상황을 알면서 강행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울산민노총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퍼주기 굴욕협상은 '한미 FTA 비준'이 배후에서 작용했다는 사실에 전 국민이 분노하며 들끓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에 대해 단 한마디 거론하지 않은 이들의 기자회견 저의는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행울협이 "한미 FTA 비준이 지연되면 최대수혜 자동차 산업도시 울산이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미 FTA로 고용과 수출이 증가될 것이라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울산 자동차산업 수출에 타격 받을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민노총은 "정몽구 회장은 2007년 4월 22일 한미 FTA 타결과 관련,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는 만큼 열심히 대책을 세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분명 득도 있고 실도 있다고 주장을 했건만 울산상공회의소와 행울협은 '국가적 막대한 손실, 울산 자동차 산업 타격'으로 둔갑시켜 거짓논리를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또 "정몽구 회장은 2008년 4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FTA를 조속히 타결해 달라'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이는 비자금 조성관련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징역 6년형을 받게 된 처지에서 고개를 숙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민노총은 이어 "2006년 2월 발표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보고서에는 '결론적으로 한미 FTA 체결 시 당초 기대와는 달리 한국산차의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 된다'고 했었다"며 "그러나 2007년 12월 4일 동 협회가 선정한 '2007년 자동차 10대 뉴스' 4위에 '한-미 FTA 타결로 자동차 수출여건 개선돼 국산차의 대미 수출증대가 가능하게 됐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협회의 이같은 변화는 득실도, 큰 기대도 없지만 뭔가 큰 압력을 받았거나 이권분배의 타협이 이루어졌음을 쉽게 짐작 수 있는 대목"이라며 "한미FTA 비준은 수출효과 없이 외제차의 국내 잠식과 주행세 폐지로 인해 국민들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민노총은 또 "자동차 시장을 개방해주는 대가로 농민과 열세에 있는 중소영세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라면서 "설사 백번 양보해 자동차 미국 수출이 증가하더라도, 농업 등 다른 산업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오바마 발언과 관련해서는 "오바마의 재협상 주장은 한국에게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가운데 자동차와 섬유 등에서 미국이 더 많은 이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팬티까지 벗으라고 요구하는 욕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한미FTA 재협상' 주장에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이 유리하고 미국이 불리하다는 증거'라며 비준을 주장하고 있다"며 "국회 비준을 서두를 게 아니라 미국이 더 높은 이윤을 위해 강도 같은 요구를 할 경우 한미FTA 자체를 폐기 시키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5.27 20:3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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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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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노총 "FTA 비준 촉구, 정권에 줄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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