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에서 희대의 탈옥수 장진규 역으로 열연한 정진.
마이데일리 곽경훈
모르긴 몰라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극본 이기원, 연출 김도훈)에서 희대의 탈주범 장진규 역할을 맡아 연기적으로나 드라마적으로나 재조명의 계기를 마련했다. 선악이 공존하는 배우 정진(31), 그를 이르는 말이다.
"신창원이란 사람을 많이 공부했어요"그가 열연했던 장진규는 살인을 제외한 모든 범죄에 전과를 기록한 희대의 탈옥수다. 체포 당시 입었던 화려한 색채의 쫄티가 유행되기도 했던 신창원을 모델로 한 배역이다.
"다른 영화에 등장하는 비슷한 배역을 역할 모델로 삼기보다는 실존 인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죠. 신창원이란 사람을 많이 공부했어요. 관련 서적이나 논문도 읽고 한창 떠들썩했던 당시 뉴스를 훑어보며 최대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탄생한 인물이 장진규죠."신창원이 검거되던 순간은 아직도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그만큼 탈옥수 장진규 역에 충실하고자 했던 그만의 열정과 노력은 <스포트라이트>에서도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드라마 속 장진규는 악역 아닌 악역이라 할 수 있다. 정진은 자신이 맡았던 장진규를 '나쁜 놈'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했다.
"장진규는 악역이 아니라 그야말로 '나쁜 놈'이죠.(웃음)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에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캐릭터 자체가 악한 인물은 아니니 악역이라고는 할 수 없죠. 사회적으로 좋은 역할을 하는 사람도 악역이 될 수 있듯."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몰입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정진은 장진규에 대한 이해를 시작했고, 어느 정도 교차점도 찾기에 이르렀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이 있는 사람은 사람을 죽여도 금방 풀려나고 나같은 사람은 빵 한조각 훔쳐도 평생을 감옥에 간다"는 장진규의 울부짖음은 어떻게 보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공통된 목소리에서 기인했을 터다.
"장진규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사회적인 불만을 대변해준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그 표출 방향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점에 문제가 있는 거죠."초심 그대로 '정진'할 따름'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장진규가 스타로 떠올랐다면 정진은 초심 그대로 '정진'할 따름이다.
"드라마를 본 지인들이 '너 이번에 제대로 떴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전 이러죠. '장진규가 떴지 정진이 떴냐'고. 실제로 저를 '장진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분명 많은 출연분이 아니었음에도 이러한 파급력을 볼 때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