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광화문으로 행진하다가 경찰들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5신 : 30일 저녁 10시 40분] 거리의 디지털족들, 촛불행진을 카메라에 담다 "협정 무효, 고시 철회!" "이명박은 물러나라!"촛불행진 참가자들의 구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촛불을 들고 나온 네 명의 가족, 팔짱을 낀 연인, 아이를 무등에 태운 가족 등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촛불집회 자원봉사자들은 '내일(31일) 오후 4시 반 대학로, 저녁 7시 시청광장 범국민촛불대행진'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를 곳곳에 부쳤다. 포스터는 '차를 세우고, 일을 멈추고, 책을 덮고, 촛불을 거리로!'라는 문구로 시민들의 적극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촛불행진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참가자들이 나눠주는 '협상 무효 고시 철회' 카드를 흔들며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행진의 안팎에서는 역시 디지털족들이 돋보였다. 행진 대오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자신의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행진 모습을 촬영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박지연(28)씨는 "역사에 남을 일 아니냐"며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휴대전화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한다"며 "촛불문화제는 국민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씨처럼 디지털카메라로 촛불행진을 촬영하던 윤아영(22)씨도 "잘못된 협상을 바로 잡기 위한 당연한 시위"라며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거리로 나서게 만든 정부가 서글프다"고 말했다.
촛불행진 현장을 인터넷방송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블로거도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 공개방송 사이트 '아프리카(afreeca)'에서 활동하는 김민석(27, 대학생)씨는 자신의 노트북에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인도에서 촛불행진을 담고 있다.
김씨는 "지난 25일에도 촛불행진을 방송했다"라며 "인터넷 공개방송을 통해 촛불행진 동참을 촉구하고 싶어 방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인터넷방송은 공중파보다 정보전달하는 시간이 빠르고 현장을 더 생생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나와서 현장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방송에 '나가지 못해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나가면 되느냐' 등의 댓글이 달린다고 한다.
촛불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스님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올라온 일해 스님은 "먹을거리의 안정성 문제는 온 국민이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며 "이는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제 정신이면 (장관고시를) 관보에 게재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이 저항하는 정도에 따라 관보 게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생각에 오늘 서울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관보 게재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서울에 남아 촛불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시가행진을 하며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촛불행진 대오는 명동 롯데백화점을 거쳐 청계천으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결국 행진했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 현재 서울시청 앞 광장 쪽으로 다시 왔다.
한편 촛불행진 참가자 수를 놓고 여전히 국민대책회의와 경찰측의 추산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측은 5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대책회의 측은 "시민들의 참가가 더 늘어나 현재 4만 여명"이라며 "경찰이 의도적으로 참가자수를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촛불집회 자원봉사자가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행진을 하며 31일 '시청광장 범국민촛불대행진'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유성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종로로 행진하다가 경찰 병력과 버스로 진입로가 차단되어 있다.
유성호
[4신 : 30일 저녁 9시 40분] "이명박 장로의 죄를 밤새도록 회개하려고 한다" 2명의 목사가 자유발언대에 올랐다. 이들은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고시 철회와 협상 무효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예수살기' 소속 목사들이다. 또 이들은 여고생이 연행되는 것을 막다가 같이 연행되기도 했다.
최재봉 목사는 "국민의 뜻이 실현되는 게 민주국가인데 과연 우리나라는 민주국가가 맞느냐"고 물으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서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경찰이 '당신은 아고라 회원이냐'고 묻더라.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좌중 웃음). 내가 아는 아고라가 그 아고라가 맞나? 인터넷에서 국민의 의견을 모으는 게 불법인지 조사하는 경찰이 이해가 안된다." 이어 최 목사는 "우리 목회자들은 장로를 잘못 뽑은 죄를 오늘 밤새도록 회개하려고 한다"며 "이 나라에 생명이 된 여러분들을 목사로서 축복한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기독교사회운동연대, 예수살기, KNCC 등 50여개 범기독단체 목사 50여명은 감리교 회관에서 열리는 장관 고시 철회와 협상 무효를 위한 철야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다.
"6·10항쟁에는 전국에서 100만개의 촛불을 들자" 기아자동차노조 조합원인 박명진씨는 "아침의 태양보다 이 자리의 촛불들이 더 찬란하다"며 "저 전경차 안에서 촛불도 못밝히면서 광우병 쇠고기를 제일 먼저 먹어야 하는 저 청년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늘 냉동창고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는 집회를 했다" 유통되지 못하는 집회를 했다"며 "앞으로도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지 못하도록 막아내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80∼90년대 민중가수로 사랑받았던 가수 윤선애씨가 무대에 올랐다. 윤씨는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그동안 나오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마음만 함께 하다가 오늘 처음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쇠고기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을 반대한다. 배부른 자만의 정책을 반대한다. 몸살 앓는 지구에 상처내는 정책에 반대한다. 서로 믿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 이어 윤씨는 "노래로 인사하겠다"며 <그날이 오면> 등의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끝으로 정부에 의해 '촛불배후'로 지목된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이 "색안경을 쓰지 않으면 사물을 분간을 하지 못하는 조중동과 경찰 덕분에 내가 배후로 몰렸다"며 "하지만 여러분이 이렇게 계속 모여서 경찰조사 받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이어 박 실장이 "밤 10시 반에 이명박 대통령이 귀국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오지 말고 중국에 있으라고 그래"라며 이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냈다.
그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은 일으키지 말자"고 농담을 던진 뒤, "지금 성남공항 쪽에서 이명박 입국 저지투쟁을 하고 있다"며 "성남공항 쪽의 1차 저지선이 뚫릴 경우 이 곳 3만개의 촛불로 이명박의 청와대 입성을 저지하자"고 제안했다.
"내일 오후 4시 반 마로니에 공원에서 다시 만나자. 10만개의 촛불을 들자. 내일은 혼자 오지 말로 친구와 가족들을 다 데리고 나와서 10만개의 촛불을 만들자. 국민의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보여주자. 6월 3일·5일·7일은 이 곳에서 촛불을 들고, 6·10항쟁 10주년에는 전국에서 100만개의 촛불을 들자." 이어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고시 철회' '이명박은 물러나라' 등을 외치며 명동쪽으로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촛불문화제 참가자수를 두고 국민대책회의와 경찰의 집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약 4000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추산했지만, 국민대책회의는 3만 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3신 : 30일 저녁 8시 10분] 시민들 "전방위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압박해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또다시 촛불이 환히 밝혀졌다.
저녁 7시 30분 현재 20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가 적힌 붉은 색 카드와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시작됐다.
영등포에서 왔다는 신현호(40)씨는 쇠고기 수입 반대가 적힌 피켓의 이색적인 활용 방법을 제안했다.
"지금 우리가 들고 있는 종이카드를 양면으로 붙여 평소에도 들고 다니자. 햇빛가리개나 부채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탔을 때 차장에 붙여 놓으면 버스 안팎에서 시민들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전방위적인 방법으로 이명박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 이어 신씨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지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쇠고기 수입,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에 찬성하는 기사를 싣는 조중동에 광고하는 기업에 항의하자는 운동에 벌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적극 동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식투쟁중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자유발언대에 올랐다. 강 의원은 "오늘 국회에서 야당 3당이 국민의 호소에 귀막은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었다"며 "여러분의 촛불이 정치인들을 각성시켰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촛불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내일 저녁 7~8시까지 집에서 촛불을 켜는 행사를 하면 어떻겠느냐"며 "비폭력 평화의 물결로 전 국민을 일으켜 내자"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시청 앞 광장 주변에 70여개 중대 8000여명과 경찰버스 200여대를 배치해놓고 있다.
"이명박이 3개월 만에 나라를 식물인간으로 만들 줄 몰랐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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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숙(47, 김밥장사) "촛불문화제에 김밥을 팔러 자주 왔다. 문화제에 동참해야 하는데 돈 벌러 오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만은 함께 하고 있다. 군대에 있는 아들이 9박 10일 휴가를 나왔는데 쇠고기 유용성이 걱정돼 아들이 좋아하는 쇠고기를 많이 못해줘 마음이 안타까웠다."
신아무개(54, 자출족) "오늘 처음 나왔다. 정부에서 배후세력이 있다고 해서 어젯밤에 진짜 배후세력이 있는지 오마이뉴스에 하는 생중계를 봤다. 그런데 방송화면으로만 보면 순수한 사람들만 나오는 것 같더라. 그래서 확인하려고 퇴근길에 들렀다. 와보니 진짜 순수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여기 와서 보니 1979년 부마항쟁이 생각난다. 나는 그때 부산대 4학년생이었다. 당시에서 시민들이 학생들에 공감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정부가 그런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지난번 대선에서 아들의 일자리가 걱정돼 처음으로 야당 후보인 이명박 후보를 찍었다. 그런데 3개월 만에 이렇게 나라를 식물인간 상태로 만들지는 몰랐다."
금익수(60, 뻥튀기 장수) "최근 장사하러 몇 번 나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왔는데 이분들이 정말 쇠고기를 진심으로 걱정해서 나왔는지 분위기에 편승해 나왔는지 약간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정부나 시민이나 신중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뻥튀기가 너무 안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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