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들의 '경향·한겨레 구독운동', 들불처럼 번져

경향신문 하루 700여부 자발적 구독... "언론사상 이례적 현상"

등록 2008.06.05 20:33수정 2008.06.0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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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을 구독한 포털사이트 다음 블로거들의 글 ⓒ 다음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며 중고교생들이 들기 시작한 촛불이 조중동 불매운동과 보수신문 광고주에 대한 항의를 넘어 이제 진보신문 구독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촛불을 든 네티즌이나 인터넷을 통해 촛불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바른 보도를 하는 언론을 지켜주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다음' '네이버' '야후' 등 포털 사이트 블로그와 카페 등에는 경향신문과 한겨례신문 등 진보성향의 신문을 구독을 했다는 네티즌들이 구독을 권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기금 마련과 병행한 구독운동 '희망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는 <경향신문>의 경우 노동계의 구독운동과는 별개로 네티즌 중심의 자발적 구독이 확산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촛불문화제가 열기를 더해가던 지난 5월 13일부터 신문사에는 자발적 구독자가 늘면서 최고 하루 1000부, 평균 600~700부의 구독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면 신문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한 기세다.

이런 추세로 20일 정도 지난 5일 현재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 시작 이후 1만5000부 가량이 신청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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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의 경향신문 구독 글들 ⓒ 네이버

이같은 현상은 우리 나라 언론사상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KBS>는 이 현상에 대해 현재 심층취재하고 있고, 조만간 보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우리도 놀라고 있다"며 "권력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정도를 걸은 결과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각 포털사이트에는 카페 블로그 등으로 <경향신문>을 구독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블로거 '몽상 혹은 망상'이라는 네티즌은 "동생이 광우병에 대해 '국가 일은 다 위에서 알아서 하겠지'라며 전혀 위기감이 없는 것을 보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위해 <경향신문> 구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뉴스를 볼 수 있지만 구독신청을 했다"며 "바른 언론, 참 언론을 지켜내는 데 이 정도 돈이야 내가 군것질 좀 덜하면 되지"라고 했다.

블로거 '섬바디'는 경향신문을 구독했다며 "맘 같아선 한겨레도 구독신청하고 싶다만, 서민인지라 한 곳만 했다"며 "신문구독 신청 한 부 하니 뭔가 한 것 같은 이 뿌듯함"이라고 적었다.

지난 2일 새벽까지 횡단보도 시위를 했다는 한 대학생은 다음 이고라 토론방에 올린 글에서 "조중동 광고 실은 회사에 항의 전화까진 못했지만, 그래도 경향신문 구독 신청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맘 결정하고 신청했다"고 소개했다.

'구름배'라는 블로그 명의 한 교사는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하는데 학생들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며 "나는 첫째 현실을 제대로 아는 것,  둘째 자기가 알게 된 사실을 주변과 나누는 일이라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셋째는 무엇이라 했을까, 촛불시위 정국에서 종이신문 가운데 가장 열렬히 현장을 띈 그네들의 선한 열정에 작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뜻있는 이들이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여, <경향신문>을 구독하시라"고 권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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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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